정상회담 의제-쟁점 등 사전조율
김여정, 대남특사로 깜짝 활약… 북미간 대화 분위기 조성 최적카드
틸러슨, 행정부 유일 대북 대화채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수용하면서 북-미 간 특사 교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상 첫 북-미 정상 간 만남인 만큼 양국을 방문해 회담 의제와 쟁점을 조율할 수 있는 상징성 있고 중량감 있는 거물들이 특사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워싱턴에 보낼 특사로는 김정은의 여동생이자 최측근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0순위로 거론된다. 지난달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 참석차 방남해 예상 밖으로 부드러운 정치적 스킨십을 보이며 김정은의 메시지를 전한 경험도 있는 만큼 북-미 간 대화 분위기 조성에도 최적의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이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회의에서 “중요한 시기에 중요한 책무를 띠고 와서 조심해야 하는 입장인데 아주 편하게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김여정 부부장이 앞으로 남북관계뿐 아니라 북한이 대외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앞서 홍콩 언론 보도로 처음 제기된 김여정 특사설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다 추정에 그친 것 아니겠나”라고 했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5월 북-미 정상회담 깜짝 합의만큼 앞으로 북-미 간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미 정상회담을 협의하기 위해 김정은이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외교담당 부위원장이나 리용호 외무상을 단장으로 하고 김여정이 특사로 참가하는 고위급대표단을 워싱턴에 보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여정 외에는 김정은의 ‘복심’이자 대남 총책인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물망에 오른다. 김영철은 6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대북특사단을 접견할 당시에도 김정은의 오른편에 앉아 보좌했다. 일각에선 김여정과 김영철이 미국의 독자 대북제재 대상이라 특사로서 걸림돌이 될 것이란 말도 있지만, 북-미 회담을 위한 특수한 상황인 만큼 얼마든지 제재 예외 대상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트럼프가 평양에 보낼 특사로는 미국의 외교 수장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언급된다. 대통령-부통령-하원의장에 이어 미국 공식 서열 4위인 데다 현재로선 유일한 대북 대화 채널이기 때문이다. 틸러슨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은 아니지만 트럼프 행정부엔 변변한 대북 라인이 없다.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마저도 최근 은퇴해 국무부는 최근 북-미 대화 개시에 대비해 외부 전문가 영입을 고려하고 있을 정도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틸러슨 장관 외에 백악관 내에서는 매슈 포틴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특사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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