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이 역대 구단 외국인선수 사상 최고 몸값(150만 달러)을 지불하며 영입한 이유는 에이스로 마운드의 중심이 되어 달라는 바람이 담겨있다. 지금까지 과정은 순조롭다. 몸 상태도 좋다.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단계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1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경찰야구단(경찰청)과 연습경기에 앞서 “로저스가 건강한 모습을 보니 느낌이 좋다”며 “던지면 던질수록 점점 좋아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개막 시리즈(3월 24~25일 고척 한화 2연전) 등판에 맞춰 컨디션을 맞추려 한다”고 밝혔다.
이날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한 로저스는 한화에서 뛴 2015~2016시즌과 견줘 한층 업그레이드한 모습이었다. 2016년 5월 24일(고척 넥센전) 이후 656일만에 고척돔 마운드에 섰지만, 어색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후 착실히 재활을 진행한 덕분인지 마운드에서 여유가 넘쳤다. 경기 전에는 관중석에서 경찰청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며 잠시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자유분방하던 과거와 또 달라진 모습이었다.
이날 로저스는 5이닝 동안(71구) 2안타 1볼넷을 허용했지만, 무려 11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K 본능’을 유감없이 뽐냈다. 빠른 공은 여전히 위력적이었고, 적재적소에 변화구를 곁들이는 투구패턴도 인상적이었다. 구위를 유지하며 상대 타자의 노림수까지 뺏는 일석이조의 피칭이었다. 최고구속 147㎞의 빠른 공과 투심패스트볼(투심·시속 143~145㎞), 슬라이더(134~148㎞), 체인지업(134~135㎞), 커브(115~125㎞)를 섞어 던졌다.
로저스 본인도 이날 투구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자신감을 갖고 던져서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며 “다양한 구종을 테스트했는데 모두 생각대로 잘 들어갔고, 삼진을 잡아낸 결정구도 한 가지에 국한하지 않았다. 오늘 테스트한 구종 모두 아주 좋았다”고 밝혔다. 덧붙여 “올해 가장 큰 목표는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는 것이다. 건강만 유지한다면 선발로테이션을 도는데 문제없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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