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동아] 90년史고려대의료원, 첨단 인프라로 ‘미래 의학’ 꽃 피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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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여성의학교육기관 설립… 의료 소외지역에 첫 종합병원 개원
지금까지 인재 8000여 명 배출…QS 세계대학평가 100위권 기록
769억 투입 ‘정밀의료사업’도 맡아, “ICT 활용해 암 치료법 개발할 것”

이기형 고려대의료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이기형 고려대의료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고려대의료원(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이기형)이 의과대학 90주년을 맞아 미래의학에 대한 새로운 청사진과 포부를 밝혔다. 의료계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인 발전을 이뤄내며 예산규모 약 1조2000억 원(2017년 기준)의 의료기관으로 성장한 고대의료원은 지금까지의 역사와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의학을 선도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90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의학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 연구 성과를 창출해온 고려대의료원.
90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의학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 연구 성과를 창출해온 고려대의료원.
1928년 최초로 조선여자의학강습소 설립
1890년 의료선교사 로제타 홀(Rosetta S. Hall) 여사는 여성이 남자 의사에게 몸을 보일 수 없는 유교적 관습 하에 여의사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에 여학생에게 의학교육을 시작했으며 1928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의학 교육기관인 조선여자의학강습소를 설립했다. 1933년 로제타 홀 여사가 정년으로 귀국하게 되자 김탁원 길정희 부부가 조선여자의학강습소를 인수, 경영하며 경성여자의학강습소로 개명했고 1938년 우석 김종익의 유지에 의한 결실로 경성여자의학전문학교가 설립됐다.

1941년에는 경성여자의학전문학교 부속병원을 개원해 우리 민족의 아픔을 치유했다. 1948년 서울여자의과대학 부속병원, 1957년 수도의과대학부속병원으로 개칭 및 증축을 거쳤고 이듬해에는 제2부속병원을 개원했다. 이후 1967년 수도의대를 거쳐 국학학원을 인수해 종합대학의 모습을 갖춘 우석대 의과대학은 1971년 ‘민족을 위한 의학과 박애의 정신’을 내건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으로 재탄생했다. 이후 고려대 의과대 부속병원 시대를 열며 혜화병원에서 선도적인 진료로 국내 의료계를 이끌었다.

시대의 어둠 밝히고 의료소외계층 보듬다
1979년 의과대학 부속병원 확충사업으로 구로 반월 여주에 병원 건립을 확정하고, 1983년에는 구로병원, 1984년에는 여주병원, 1985년에는 반월병원(1986년 안산병원으로 개칭)을 각각 개원했다. 당시 의료소외지역에 지은 구로병원과 안산병원은 지역 최초의 종합병원으로 개원해 지역민들에 희망으로 자리매김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990년 구로병원을 600병상으로 증설하는 한편 1991년 710병상 규모의 안암병원을 신축 이전했다. 이때 국내 최고의 시설과 장비, 의료진이 대거 투입된 이래 지금까지 대한민국 의료의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고대의료원은 산하 의과대학, 안암 구로 안산 3개 병원 등에 총 6900여 명의 교직원이 구성돼 있고, 진료 연구 교육 각 부문에서 국내 의료계를 선도하며 창조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그중 의과대학은 지난 90여 년간의 연구 업적을 국내외에서 인정받으며 지금까지 8000여 명의 의료인재를 배출했다. 현재 세계연구중심대학 연합체(Universitas 21 Health Sciences Group)의 국내 유일 회원대학으로 QS 세계대학평가 100위권대에 오르는 등 새로운 의학교육을 선도하고 있다. 또한 국내 최초로 세계의학교육연합회(WFME) 기준 의과대학 평가를 받았으며 최근에는 세계 주요 9개 의과대학과 함께 Global Alliance of Medical Excellence(GAME)를 창립하는 등 국제 의학교육 스탠다드 확립에 앞장서고 있다.

10년간 2배 넘게 성장, 최근 4년간 연평균 11.8% 성장
고대의료원의 예산규모는 2008년 약 5200억 원에서 10년 만에 1조2000억 원을 돌파했다. 타 의료기관에 비해 외형적 성장이 빠르고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2011년 6253억 원이던 의료수입도 올해는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계연도 기준 2014년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10%를 넘어서는 의료기관은 고대의료원이 유일하다.

이러한 경영적 성과를 바탕으로 고대의료원은 지난해 착공한 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 같은 대규모 시설투자, 정밀의료사업단과 연구중심병원을 중심으로 한 R&D투자, 의료기술지주회사 자회사 등을 통해 세계적인 의료기관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이기형 의무부총장은 “최근 우리 의료원이 기록적인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6900여 교직원이 한마음으로 노력해준 결과”라며 “앞으로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한편 향후 미래 의학을 선도하는 패러다임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전략프로젝트 정밀의료사업의 세부 사업단을 이끄는 김열홍 교수(오른쪽)와 이상헌 교수.
국가전략프로젝트 정밀의료사업의 세부 사업단을 이끄는 김열홍 교수(오른쪽)와 이상헌 교수.
첨단 인프라, 맞춤형 치료로 미래의학 실현
2013년 고대의료원은 단일 의료기관으로는 유일하게 두 개의 연구중심병원에 선정됐다. 2016년에는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재지정에도 성공했다. 또한 지난 3년간 다양한 연구 인프라 확충을 통해 ‘기술사업화 기반 조성’과 ‘지속 가능한 연구지원 시스템’ 구축을 위한 초석을 확고히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대한민국 의료계 기술사업화의 선두주자임을 재확인했다.

이런 인프라를 바탕으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연구과제 약 2124억여 원을 비롯해 기술이전 금액이 45억여 원을 기록했으며, 특허 출원은 535건에 이른다. 이는 그 이전 3년간의 수치보다 연구과제 수주는 26.7%, 특허출원 및 등록은 78.9%, 기술이전 금액은 15배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연구 투자 및 성과의 결실로 지난해 6월 고대의료원은 보건복지부와 미래창조과학부가 국가전략프로젝트로 추진하는 정밀의료사업의 두 가지 세부 사업에 모두 선정됐다.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다수의 의료기관들이 참여한 정밀의료사업단은 미래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이끌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를 고대의료원이 주도함으로써 연구 역량과 실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향후 5년간 총 769억 원(사업시작 기준, 민간투자 포함)이 투입되는 정밀의료사업단은 김열홍 고대안암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이끄는 ‘정밀의료 기반 암 진단·치료법 개발 사업단(K-MASTER 사업단)’과 이상헌 고대안암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의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 개발 사업단’으로 이뤄져있으며, 김열홍 교수가 총사업단장을 겸한다.

정밀의료사업단은 정밀의료에 기반을 둔 새로운 암 치료법을 개발하고 ICT기술을 활용해 클라우드 기반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국가 의료 체계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며 국내 의료계의 4차 산업혁명을 이끌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고대의료원은 대학과 의료원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박진혜 기자 jhpark10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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