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질환은 몇 해 전 가수 윤종신이 크론병을 앓고 있음이 알려지면서 일반인 사이에서도 언급되는 질환이 됐다.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최근 5년 사이에 30% 가량 급격히 증가했다.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환자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염증성 장질환은 위장관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난치성 질환으로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으로 나눠진다. 크론병은 입에서부터 항문에 이르기까지 소화관 전체에 염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장 점막과 장벽 전체에 퍼지기도 한다. 주로 복통과 설사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게 된다. 심하면 장폐색이나 복강 내 농양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궤양성 대장염은 크론병과 달리 염증이 대장의 장 점막에 생기며 혈변이 주 증상이다.
염증성 장질환의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 환경적 요인과 체내의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장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염증은 평생 동안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게 된다. 환자들은 증상이 악화되는 ‘활동기’와 한동안 증상이 좋아지는 ‘관해기’를 겪는다. 모든 연령대에서 발병할 수 있지만 20∼40대의 젊은 환자들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10대에 발병하는 사례도 많다.
염증성 장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복통, 설사, 혈변을 들 수 있다. 이 외에도 체중 감소, 빈혈, 발열, 식욕 감퇴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을 진단할 명확한 기준이 없어서 조기에 발견하기가 어렵다. 환자들이 질병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 후에야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흔하게 떠올리는 것이 감염성 장염인데 감염성 장염에 의한 증상은 일시적이고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내의 만성적인 염증으로 인한 질환이므로 반드시 올바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참을 수 없는 복통이나 설사, 혈변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면 젊은 나이더라도 내시경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모든 질환이 그렇지만 염증성 장질환 역시 질환이 많이 진행된 후에는 치료하기가 더 어렵고 여러 합병증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 난치성 질환인 염증성 장질환은 아직까지 완치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적절하게 치료하고 관리하면 충분히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약물요법을 우선하게 되는데 항염증제, 면역조절제, 스테로이드제, 생물학적 제제(항TNF제제) 등이 사용된다. 특히 생물학적 제제는 염증성 장질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종양괴사인자(TNF)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염증 반응을 차단한다. 관해기 유도와 유지에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환자들은 증상이 사라졌다고 해도 규칙적으로 약물을 복용하고 정기적인 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 증상이 없어도 장내에는 염증이 남아 있어 재발하거나 대장암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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