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13일, 카카오모빌리티(대표 정주환) 출범 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더 플라자 호텔에서 '2018 카카오모빌리티 미디어 데이'를 열고, 지금까지 거둬온 성과와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지난해 8월 TPG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 원을 투자 받으며 독힙 회사로 출범한 카카오모빌리티의 첫 언론 공개 행사다.
카카오모빌리티 정주환 대표가 직접 나섰다. 그는 크게 3가지를 강조했다. 카카오택시 이용자와 택시 기사를 보다 효율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수요와 공급의 효율적 배분을 생각한 '카카오택시 기능 강화'와 카카오T를 활용한 '카카오 B2B 연결 강화', 마지막으로 카카오T의 '글로벌 시장 확대'다.
카카오택시의 다음 단계, AI와 유료화
지난 2017년 10월 16일이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모바일 택시 호출 앱 '카카오택시'를 '카카오 T'로 리브랜딩하며, 카카오 T를 택시와 내비게이션, 대리운전, 주차 등을 비롯해 카카오모빌리티가 앞으로 선보일 모든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전문 플랫폼으로 확장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날 정주환 대표(이하 정 대표)가 강조한 메시지도 플랫폼 확장에 대한 연장선으로, 보다 구체적인 세부 변화와 방향을 공개했다.
스마트 모빌리티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했다. 그는 "스마트 모빌리티의 특징 중 하나는 '유연성'이다. 수요에 맞춰 공급을 함께 제공할 수 있어 가장 효과적인 이동수단이라고 생각한다. 두번째 특징은 '수요와 공급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느 시간대에 어느 지역으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지를 파악해 그곳이 핫 플레이스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어떤 회사가 야근을 많이 하는지도 알 수 있다. 이 데이터는 얼마 전에 발간한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 2017'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라며, "유연한 공급을 바탕으로 수많은 수요와 공급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최적의 이동 경로를 관리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라고 발표를 시작했다.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를 맞이해 '카카오모빌리티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다. 정 대표는 "연결', '공유', '다양성'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이동 수단을 꿈꾼다"라고 결론 내렸다. 이어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에도 이동의 혁신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지속할 예정이다.
택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해소를 위한 노력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지난 2년 간 택시 호출은 2.5배 늘어난데 반해 활동 기사 수는 1.4배 증가했다. 한 예로, 2017년 12월 20일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 카카오T 택시 호출은 약 23만 건에 달했지만, 당시 배차할 수 있는 택시(운행중 택시 제외)는 약 2만 6,000대 수준이었다. 이미 호출의 80% 이상이 공급할 수 없던 상황. 눈비와 같은 기상 변화, 대형 공연이나 이벤트 등으로 인해 특이 수요가 발생하면 수요-공급 격차는 더욱 심화된다.
이 같은 택시 수요와 공급의 차이는 출퇴근과 심야 같은 시간대에 따른 조건과 관광 명소, 도심과 같은 지역 등에 따라 택시 승차난의 근본적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2013년 이후 운행 택시 수가 줄어들면서 수요/공급 격차는 가중되고 있다.
정 대표는 "요즘 지인들을 만나면 대부분 첫 인사로 '택시가 안잡힌다'라고 말한다. 택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우리가 풀어갈 숙제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 그래프에 다 들어있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다. 각 시간대 마다 사용자들이 요구하는 택시 호출 건수가 다르다. 눈, 비가 내릴 때 등 날시에 따라서도 달라지고, 평창동계올림픽과 같은 대형 이벤트를 치루고 있는 지역 통계도 유동적으로 변화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이중 전국 오전 8시부터 9시 사이에 이뤄지는 택시 호출 건수는 23만 건에 달한다. 그리고 해당 시간에 배차할 수 있는 택시는 2만 6,000대에 불과하다"라며, "양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질적인 차이도 있다. 바로 기사님들의 수입 차이다. 관내와 관외 운행의 경우에 따라 소득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러한 택시 호출 불균형에 대한 문제를 국토교통부와 공유하고 풀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와 같은 지자체 그리고 민간 택시업체와도 함께 많이 고민하며 합리적인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서울시, 택시업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택시 수요를 예측하고, 기사들에게 미리 공지하기도 했으며, 단거리 운행을 많이 하는 기사에게 장거리 호출을 우선적으로 노출하는 정책도 시행 중이다.
택시 수요/공급 불균형을 위한 해결책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첫번째 목표로 기사회원의 동기부여를 강화하고, 호출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우선 택시 서비스 공급 증대를 유도하기 위해 택시 기사회원을 대상으로 '포인트' 제도를 운영한다. 운행 실적과 운행 평가에 따라 환금 가능한 포인트를 지급하는 개념이다. 기사의 운행 이력, 운행 건수 등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하고 출금할 수 있는 구조다. 기사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운행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많은 호출 요청에 응답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함이다.
보다 효율적인 택시 배차를 위한 호출 기능도 강화할 예정이다. 추가하는 호출 기능은 유료 기반으로, '우선 호출' 과 '즉시 배차'다. 이용자가 상황에 따라 사용 여부를 선택하는 구조다.
우선 호출은 AI를 활용해 배차 성공 확률이 높은 택시에 우선적으로 호출을 요청하는 방식이며, 즉시 배차는 인근에 비어 있는 택시를 즉시 배차한다. 지금과 같은 무료 호출 방식도 그대로 유지한다. 다만, 우선 호출이나 즉시 배차 기능을 선택해 배차가 성사되면 이에 상응하는 비용을 추가 결제하는 방식이다.
즉, 추가 발생하는 비용을 포인트와 연계해 택시 기사와 사용자가 만족할 수 있는 구조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것이 카카오모빌리티의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카카오 T 플랫폼 서비스의 품질을 증대해 양질의 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택시 수요 불균형, 카풀로 대체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카풀 서비스로 보완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카카오 T택시에서 연결되지 않은 호출을 카풀로 연결해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한다. 정 대표는 이를 통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고, 교통 혼잡도 및 도시 환경 개선 효과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잠시 지난 일을 떠올려보자. 지난 2015년 5월 19일, 다음카카오는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 '국민내비 김기사'를 운영하는 록앤롤을 626억 원에 인수 추진하고, 양사 이사회의 최종 승인 과정을 거쳐 자회사로 편입했다. 그리고 작년 2월 14일, 카카오모빌리티는 승차 공유(카풀) 스타트업 '럭시' 지분 100%를 252억 원에 인수해 자회사에 편입했다.
럭시 인수는 카카오 T가 지향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계획의 일환으로 평가 받았다. 카풀 서비스를 택시 수요/공급 불일치 문제와 이용자가 겪는 불편함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운영해 현 서비스를 보완할 수 있다는 비전도 내비쳤다. 모빌리티 플랫폼이 갖춰야할, 사용자 편의를 증대한다는 기존 목표를 위한 실행 방안을 발표한 셈이다.
유료로 이용할 수 있는 택시 호출 서비스, 카풀 등으로 제기되는 위법, 불법 논란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효과적으로 이동의 대안을 만들고, 이를 위한 서비스를 준비했다는 것. 동시에, 택시 업계와 카풀 업계 간의 원활한 대화와 협력을 위한 장을 만드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경험이 있다. 사실 현재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중 가장 독보적이다. '기존 택시 vs 카카오택시', '기존 대리운전 vs 카카오드라이버' 등 과거에 겪었던 이해당사자간 마찰을 해결하기 위한 경험은 내공이 쌓였다.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듯했던 택시와 카풀 업체 간 신경전을 경험 많은 카카오가 어떻게 중재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B2B 사업 모델 안착과 글로벌 서비스 확대
카카오모빌리티의 두번째 목표는 B2B 사업 모델 안착이다. 최근 선보인 기업 회원 전용 서비스 '카카오 T for Business'가 대표적이다. 기업 임직원이 출장, 외근 등의 업무 용도로, 택시를 편리하게 이용하는 시스템을 기업에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형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전체 택시 수요의 약 15% 가량을 업무 용도로 추산 중이다. 카카오 T for Business는 택시를 시작으로 고급택시, 대리운전 등 다양한 기업용 모빌리티 서비스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카카오 T for Business는 업무용으로 택시를 호출하고, 이용한 뒤 내리면 등록된 법인카드에서 자동으로 결제되는 방식이다. 그만큼 이용이 편리하고, 기업 입장에서 비용 처리와 관리 등이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라며, "지난 2월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약 7,000개 업체가 문의를 주고 있다"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세번째 목표는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일본의 '재팬 택시'와 협업해 올해 하반기부터 국경을 넘은 호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은 한국에서 재팬택시로,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일본에서 카카오 T로 택시를 호출할 수 있다. 또한, 지난 12월 투자한 '이지식스코리아'를 통해 국내 이용자가 홍콩, 대만, 동남아시아 등을 방문했을 때 현지 이동 수단을 연결하는 사업도 연내 시작할 예정이다.
AI와 빅데이터, 자율주행 시대를 준비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외에도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인다. 카카오의 통합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 I'를 카카오 T에 도입, 원하는 시간대와 지역의 교통 정보를 미리 볼 수 있는 '미래운행정보'와 딥러닝 기반 배차 시스템 개발도 지속적으로 고도화한다.
지난 2017년 11월 투자한 AI 기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마스오토'와 협업해 자율주행 생태계에 참여할 계획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해 자율 주행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 자율주행 관련 조직을 구축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카카오 I를 적극적으로 적용시킬 생각이다. 수많은 이동 데이터를 분석해 서울에서 오늘 저녁 강릉을 가려고 한다 가정했을 경우 소요되는 시간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경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까지 자율주행은 자동차 제조사 위주로 준비되고 있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함께할 수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를 지속했다. '마스토오'가 대표적이다. 또한, 'Autonomous 모빌리티 랩'을 구축해 카카오 T에서 얻는 데이터와 센서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라고 발표했다.
스마트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
정 대표는 "카카오 T를 통해 제공한 서비스의 순 이용 건수는 23억 건을 넘어섰다. 택시, 대리운전, 주차, 내비게이션 등의 이용 건수를 합산한 기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AI와 방대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가치를 더할 수 있는 혁신 방안을 구상 중이다"라고 강조했다. 처음 강조했던, 연결과 공유, 다양성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 이동 서비스다.
이어서 그는 "스마트폰 이후 실시간으로 수요자과 공급자를 연결하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였다. 서울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택시 기사 수익은 20.1% 증가했다는 통계가 있다. 이는 연간 1.1조 원의 수익이 증가했다는 통계다"라며, "또한, 더 많은 수요(사용자)를 효과적으로 연결해 공차 시간은 17% 감소했다. 이는 연간 1,350억 원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의미도 내비쳤다. 그는 "카카오모빌리티는 모세의 기적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119 소방차, 앰뷸런스 등이 출동했을 때, 앞선 차량에 '뒤에서 긴급 차량이 오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프로젝트다. 긴급 차량을 보다 빨리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도록 보완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다면 사회적으로 큰 의미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대리운전, 주차,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경험과 혁신을 창출했다. 출시 3년째를 맞는 카카오 T 택시는 이용자와 종사자 모두에게 새로운 연결의 경험을 제공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카카오 T 택시 누적 이용 건수는 4억 건, 전국 택시기사의 96% 이상인 24만 명이 가입해 이용 중이다. 또한, 서비스 2년째인 '카카오 T 드라이버'는 최근 누적 이용건수 1,400만 건, 가입자 340만 명을 돌파했다.
결국 카카오택시 유료화?
카카오모빌리티의 첫 언론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주된 화두는 '카카오택시 유료화'였다. 정주환 대표를 향한 많은 질문도 유료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불법, 위법 논란부터 사용자가 추가로 내야하는 요금 액수 등 문제 제기도 다양했다. 기자간담회 이후 행사장 뒤편에서 카카오측 담당자와 기자가 나눈 대화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농담처럼 던진 "오늘 발표 후 각 뉴스 헤드라인은 '카카오택시 유료화' 또는 '웃돈'일 것"이라는 말에 담당자는 의미 모를 미소만 지었을 뿐이다.
사실 맞다. 결국 유료화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카카오 T택시를 호출할 경우, 이제 3가지 선택지를 마주한다. 기존 무료 호출에 추가된 '우선 호출'과 '즉시 배차'다. 유료 기반 서비스가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는 아직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사용자는 내는 돈에 민감하다. 직접적으로 다가오기 때문. 단돈 100원일지라도, 손해라고 생각되면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궁금하다. 카카오 T택시의 유료 기반 서비스는 추후 특정 시간대와 사용자가 몰리는 시간대에 수요와 공급을 만족할 수 있을 정도로 맞출 수 있을까? 결국 운행하는 택시는 한정적이지 때문에 추가 요금을 부담해도 고질적인 승차 거부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가 제안한 카풀 서비스가 대안책으로 자리잡는다면, 공유경제에 대한 본격적인 본의가 이어지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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