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영남 광역단체장 교두보 마련” 野 “보수층 겨냥해 읍소작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5일 03시 00분


D-90 부울경 판세 분석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 후보자 등록을 하루 앞둔 2월12일 부산 영도구 유라리광장에서 부산시선관위 직원들이 영도대교 도개에 맞춰 지방선거가 참여·축제·화합의 장이 되기를 기원하는 의미로 선거포스터를 그리는 아트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 후보자 등록을 하루 앞둔 2월12일 부산 영도구 유라리광장에서 부산시선관위 직원들이 영도대교 도개에 맞춰 지방선거가 참여·축제·화합의 장이 되기를 기원하는 의미로 선거포스터를 그리는 아트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6·13지방선거가 15일 9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 구도는 한마디로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수성(守城)’과 ‘도전(挑戰)’으로 함축된다. 여당은 광역단체장이 전무한 영남권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부울경 지역은 문재인 대통령의 연고지인 데다 지난 총선에서 8명의 국회의원을 당선시킨 여세를 몰아 광역단체장 자리를 넘보고 있다. 야당은 전통적인 지지기반인 보수층을 겨냥해 읍소작전을 펴고 있다.

● 부산, 서병수 vs 오거돈 리턴매치?

부산에서는 지방선거가 시작된 1995년 이후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광역시의회 의원을 보수 정당이 독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만큼 지방권력을 교체하려는 열망이 크다. 자유한국당은 현재로선 민주당의 지지율에 미치지 못하지만 막판에는 1∼2%포인트 차로 승패가 날 것이라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부산시장 선거는 리턴매치가 예상된다. 제6대 지방선거에서 맞붙은 서병수 부산시장(66)과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70)이 본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의 유력 후보였던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56)은 11일 불출마를 선언했고, 박재호 의원(59)은 12일 시장 선거 출마를 접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경선은 오 전 장관과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59) 양자구도로 압축됐다. 오 전 장관은 각종 여론 조사에서 앞서고 있고, 정 전 부시장은 당원 표심에 기대를 건다. 오 전 장관은 “김 장관의 결단에 선거 승리로 보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전 부시장은 “경선에서 대역전 드라마를 펼치겠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국당에서는 서 시장, 이종혁 전 최고위원(62), 박민식 전 의원(53)이 출마를 선언했다. 한때 소원했던 홍준표 대표와 서 시장의 관계가 원만해지면서 ‘서 시장 전략공천’이 가시화되고 있다. 10일 벡스코에서 열린 서 시장의 출판기념회에 홍 대표가 이례적으로 축하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홍 대표의 이런 움직임에 박 전 의원과 이 전 최고위원이 발끈하고 나섰다. 박 전 의원은 “당의 경선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서 시장을 전략공천하면 시민후보로 뛸 것”이라고 반발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이성권 전 의원(50)이, 정의당에서는 박주미 부산시당 위원장(60·여)이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기초단체장을 배출할 수 있을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은 강서구와 북구 등 최소 3곳, 최대 8곳에서 승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당은 내부 분열만 없으면 선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 선거를 통해 한 번도 시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진보 진영의 부산시의원 진출도 관심거리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5명 이상을 당선시켜 부산시의회 교섭단체를 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 울산, 한국당 수성 vs 진보진영 첫 승리

울산시장 선거전은 한국당이 지키느냐, 민주당 등 진보진영이 사상 첫 승리를 거두느냐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진보진영 후보들의 단일화 성사 여부도 선거 판세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당은 김기현 울산시장(59)이 단독으로 공천을 신청해 시장 후보를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김 시장은 공천이 확정되면 5월 중순경 사표를 내고 재선을 위해 본격 선거운동에 나설 방침이다. 민주당은 송철호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고문(69)과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49), 심규명 울산대선공약 실천단장(53) 등 3명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로 등록해 당내 경선을 앞두고 있다. 이들 3명은 이달 초 ‘울산시장 원팀’을 구성하고 경선을 통해 확정된 시장 후보를 적극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민중당 김창현 전 울산 동구청장(55)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 밖에 바른미래당 이영희 울산시당 공동위원장(57), 노동당 이갑용 대표(56), 무소속 김기봉 한국석유공사 초대노조위원장(64), 이철수 울산사회문화연구소장(72) 등이 출마를 선언했거나 준비 중이다.

민중당 윤종오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실시되는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도 주목을 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위치한 북구의 국회의원 선거는 그동안 보수와 진보 진영에서 나눠 당선자를 배출했다. 예비후보 등록자는 민주당 이상헌 북구 지역위원장(63)과 바른미래당 강석구 전 북구청장(57), 정의당 조승수 전 북구청장(55), 민중당 권오길 북구 지역위원장(51), 무소속 정갑득 전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60) 등 5명이다. 이 가운데 정 전 위원장은 7일자로 사퇴했다. 최근 민주당에 입당한 이경훈 전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59)도 14일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한국당은 윤두환 북구당협위원장(64)과 박대동 전 의원(67), 신진규 전 한국노총 울산본부 의장(66)이 공천 경합을 벌이고 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싹쓸이한 5개 기초단체장 선거도 결과가 주목된다.

● 경남지사 선거구도 오리무중

경남도지사 선거 구도는 오리무중이다. 연막전술 탓이다. 이런 가운데 현역 국회의원들이 ‘정치권 적폐’로 불리는 중도사퇴를 감수하면서까지 선거전에 뛰어들지가 변수로 떠올랐다.

현재까지 예비후보 등록을 한 후보는 민주당에서는 공민배 전 창원시장(64), 공윤권 전 도의원(48), 권민호 전 거제시장(62) 등 3명이다. 한국당은 김영선(58) 안홍준 전 의원(67)과 하영제 전 농식품부 차관(64) 등 3명이다.

이들은 정책발표와 기자회견을 하면서도 찜찜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민주당 김경수(50·김해을), 한국당 윤한홍 의원(55·창원 마산회원)의 애매한 태도 때문이다. 초선인 이들은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탐색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 복심(腹心)’이라는 김 의원은 “중도사퇴는 선거구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알쏭달쏭한 행보를 하고 있다. “지방선거 승리도 중요하다. 3월 말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것이 현재 입장이다. 자신이 출마하면 승산이 있다는 의미다.

윤 의원은 홍 대표의 최측근이다. 홍 대표가 경남지사일 때 3년간 행정부지사로 일했다. 홍 대표는 한동안 윤 의원을 “젖은 장작처럼 불이 붙지 않는다”고 깎아내렸지만 최근엔 그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두 의원 가운데 한 명이라도 출전하거나 또 다른 초선인 한국당 박완수 의원(62)이 가세한다면 의원직 중도사퇴,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불가피해진다. 홍 대표는 지난해 대선에 나서면서 “연쇄 보궐선거로 인한 예산 낭비를 막아야 한다”며 심야에 지사직을 사퇴했다.

예비후보들은 분명한 의사 표시를 요구하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시민단체는 “중도사퇴는 세금을 낭비하고 표심을 왜곡하는 망국적 행태”라며 “국가와 국민을 위하겠다는 것은 위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의 출마 여부에 따라 선거전의 흐름이 바뀌고 당내 분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용휘 silent@donga.com·정재락·강정훈 기자
#지방선거#부산#울산#경남#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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