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KB금융지주의 근로자 추천 사외이사 선임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다. 국내 금융회사의 외국인 주주들은 ISS의 권고에 따라 표결하는 경우가 많아 근로자 추천 사외이사 선임안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ISS는 이날 KB금융 노동조합이 주주 제안으로 추천한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데 반대한다는 의견을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가들에게 전달했다.
ISS는 권 교수에 대해 “금융사를 포함한 상장 회사 이사회의 활동 경험이 없고, KB금융 전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어떤 계획을 하고 있는지가 분명히 제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KB금융은 외국인투자가들이 69.9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ISS의 권고를 따르는 경향이 강한 만큼 근로자 추천 사외이사 선임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권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여부는 이달 23일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결정된다.
KB금융은 지난해 11월에도 노조가 추천한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에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지만 ISS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9.79%)이 찬성표를 던졌지만 기권과 무효를 포함한 반대표가 82.22%로 압도적이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노조의 근로자 추천 사외이사 선임이 외국인 주주의 벽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KB금융 외에 신한금융(68.9%), 하나금융(73.51%) 등도 외국인투자가들이 70% 안팎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근로자 추천 사외이사가 전체 주주의 이익을 어떻게 대변할지 설득하지 못하면 외국인투자가의 입장이 바뀌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ISS는 노조가 제안한 낙하산 인사 방지 안건에 대해서도 “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고 이사의 다양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사내이사를 배제하는 안에 대해선 “사추위의 독립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중요한 요소”라며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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