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박원순과 빅매치 될 것”
李 “심각하게 고민… 내주 결정”
경남지사, 박완수-김태호 재거론… 충남지사, 이인제-이완구 대안 부상
“다른 지역들은 유력 후보가 거의 가닥이 잡혔는데, 세 군데가 고심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최근 당내 전략회의에서 6·13지방선거에 출마할 광역단체장 후보 영입과 설득을 더 적극적으로 하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여기서 세 군데는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과 경남, 충남이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15일 “감독과 선수단장이 아무리 독려하고 애를 써도 ‘한 번 해보겠다’는 선수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한데 그게 잘 안 된다”며 후보 영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국당은 2월 말부터 이석연 전 법제처장(사진)에게 서울시장 선거 출마 의사를 타진해왔지만 확답을 받지 못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설득하고 있지만 “다른 후보들의 승리를 위해 적극 지원할 생각은 있다”면서 ‘선수’로 뛰는 것은 고사해왔다. 이에 지난주엔 김성태 원내대표가 직접 오 전 시장을 만나기도 했다.
이 전 처장은 2011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치러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보수진영 후보로 출마 선언을 했다. 그러나 같은 당 경쟁자로 나선 나경원 의원과의 경선을 부담스러워했고, 좀처럼 지지율이 뜨지 않자 출마를 접었다. 당내에선 “등장인물들이 7년 전과 비슷한데 ‘어게인 2011’이 되는 것에 대한 플러스·마이너스 요인을 잘 분석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이 전 처장은 “합리적인 중도·보수 세력의 복원이 중요하기 때문에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 원로들과 상의해 내주까지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도 최종 결심을 조만간 당에 통보할 방침이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강원도 당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누구보다도 (참여연대 출신인)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출신인) 이 전 처장이다. 아마 빅매치가 될 것”이라며 이 전 처장 띄우기에 나섰다.
경남도지사 후보 역시 유동적이다. 그동안 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선 홍 대표의 측근인 윤한홍 의원을 전략공천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그러나 “정권 실세인 김경수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나선다면 좀 더 인지도 높은 후보로 맞서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경남 창원시장을 세 차례 지낸 박완수 의원을 다시 설득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경남도지사를 두 번 지낸 데다 김경수 의원과 경남 김해 국회의원 선거에서 두 번 싸워 모두 이긴 ‘김경수 킬러’ 김태호 전 의원의 투입도 거론된다.
안희정 전 지사 성폭행 의혹,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불륜 의혹 등으로 기존 판세가 흔들리고 있는 충남도지사 선거에선 이인제 전 의원이 한국당의 대안으로 거론된다. 지역 정가에선 충청 맹주인 김종필 전 총리가 이 전 의원을 추천했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지역 민심을 들으며 출마 여부를 숙고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완구 전 국무총리 역시 살아있는 ‘카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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