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전’ 유시민 “안희정에 전화 할 엄두 안나…법정 공방 치열하게 오래 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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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16일 08시 43분


사진=‘썰전’ 캡처
사진=‘썰전’ 캡처
‘썰전’ 유시민 작가(전 보건복지부 장관)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의혹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15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 유 작가는 “안희정 전 지사에게 전화를 해볼 엄두를 못 내겠더라. 본인이 나한테 전화를 해서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어보면 몰라도 제가 연락해서 얘기할 엄두를 못 내겠더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도 그간 안 전 지사가 내놓은 입장들을 토대로 현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했다.

유 작가는 “안희정 전 지사가 메시지를 3번 냈다. 그것으로 미루어서 이 사람이 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짐작해볼 수는 있다”며 ▲비서진에서 ‘합의된 관계’라는 입장을 내고 난 뒤 안 전 지사가 입장이 잘못 나간 거라며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정치활동 중단을 선언한 입장, ▲기자회견을 취소하며 빠른 검찰 소환을 요청한 입장, ▲검찰에 자진출두해서 국민에 사과 메시지를 전달한 것을 꼽았다.

유 작가는 “첫 번째 충남도민들과 국민들에게 죄송하다 했고, 그 다음엔 가족과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그리고 세 번째는 검찰청에 들어갈 때는 피해자 김지은 씨에 대해서 언급이 없었는데 나오면서 기자들이 물어보니까 김지은 씨에 대해 ‘열심히 하는 자기 참모였다. 미안하다’라고 말했다”며 “이런 걸로 미루어보면, 안 전 지사는 범죄였다는 걸 인정 안 한 거 같다.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은 형법에 있는 거고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은 성폭력 특례법에 있는데, 둘 다를 인정 안한 거 같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형준 교수(전 국회사무총장)도 “‘도의적·정치적으로는 큰 잘못을 저질렀지만 법적으론 내가 처벌을 받을 만한 행동을 한 건 아니다’라는 메시지였던 것 같다”라고 동의했다.

박 교수는 이어 “(안 전 지사가) 여전히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다루지 않나 의구심이 있다”며 “처음에 기자회견을 한다고 했다가 취소했다. 사실 그게(기자회견을 통해 국민들에게 사과를 하는 게) 도리였다”며 “근데 그걸 안하고 검찰청에 자진출두 형식으로 가는 건, 그 시점에 김지은 씨도 조사를 받고 있었는데 피해자 조사도 안 끝난 상태에서 본인이 먼저 가서 입장을 얘기한 거다. 보기에 따라선 그 자체도 정치적으로 읽힐 뿐만 아니라, 진정한 사과를 했느냐 의구심을 갖게 된다”라고 말했다.

유시민 역시 “검찰에 자진출두한 건, 자신이 유죄를 받든 안 받든 재판을 빨리 받고 싶은 거다. 그건 정치적인 행위”라고 지적하며 “안희정 전 지사는 정치인으로서 정치인생은 끝났다고 봐야하지만 도지사였고, 대권주자였고, 그 당이 여당이 됐고, 문재인 대통령과도 가까운 사이다. 한편으로는 피의자의 권리를 가지고 법리적으로 싸우고,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인이었던 사람으로서 정치적 책임을 지려한다. 이건 나중에 법정 공방이 치열하게 오래 갈 거 같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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