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Too) 운동’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소설가 하일지(64·본명 임종주)는 1990년대 한국 문단에서 특히 주목받았던 작가 중 한 사람이다.
1955년 경상북도 경주에서 출생한 하일지는 중앙대 문예창작과 및 동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그 후 프랑스에서 프랑스 현대문학을 공부하며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인 1990년 장편소설 ‘경마장 가는 길’을 발표해 문단의 주목을 받는다. 이 작품은 1990년대 포스트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데, 그는 이 작품으로 당시 한국 문단에서 각광받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떠오르게 된다. 이후 그는 장편소설 ‘경마장’ 시리즈를 발표하며 한국사회의 부조리와 극한에 몰린 인간 심리를 그린다.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경마장 가는 길’(1990) ‘경마장을 위하여’(1991) ‘경마장은 네거리에서’(1991) ‘경마장의 오리나무’(1992) ‘경마장에서 생긴 일’(1993) ‘그는 나에게 지타를 아느냐고 물었다’(1994) ‘위험한 알리바이’(1995) ‘새’(1999) ‘진술’(2000) ‘우주피스 공화국’(2009)기 있다. 이외에도 ‘시계들의 푸른 명상’(1994) 등 시집 다수를 출간했다.
2002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교 교환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편 하일지는 동덕여대 대학 수업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와 ‘미투(#MeToo) 운동’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지적을 받고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따르면 하일지는 안 전 지사의 성폭력 가해의혹과 관련, “만약 안희정이 아니라 중국집 배달부였으면 사람들이 관심도 안 가졌고 JTBC가 보도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를 주장한 정무비서 김지은 씨가 실명을 밝히고 폭로한 것에 대해서는 “결혼해 준다고 했으면 안 그랬겠지. 질투심 때문에”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수업자료로 쓰던 소설 ‘동백꽃’을 두고 “처녀가 순진한 총각을 따X으려는, 감자로 꼬시려고 하는 내용”이라며 “점순이가 남자애를 강간한 것이다. 얘(남자주인공)도 ‘미투’해야겠네”라고 말했다.
하일지는 언론을 통해 “우리가 흑백논리에 빠질 수 있다. ‘미투’ 운동에 반박하면 공격을 당할 수 있는데 인간의 문제로 어쩌면 이럴 수도 있지 않겠냐는 예로서 이야기했다”고 해명했다.
안 전 지사의 성폭력 문제를 중국집 배달부에 빗대거나 피해자의 폭로를 질투심 때문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민감한 예를 들기는 했는데 학생이 수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전달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의 내용은) 내 교권의 문제인데 그걸 이해하지 못했다고, 비판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내가 사과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강의실에서 어떤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이지 밖으로 일부를 왜곡되게 유출해서 사과하라고 하는 것은 너무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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