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관광지 ‘보라카이 폐쇄’ 현실화? 필리핀 환경부 “대통령에 공식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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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16일 17시 06분


보라카이 섬 화이트 비치. 사진=필리핀 관광청 홈페이지
보라카이 섬 화이트 비치. 사진=필리핀 관광청 홈페이지
유명 휴양지 보라카이 섬의 환영오염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필리핀 정부가 최대 1년 동안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섬 폐쇄’를 놓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필리핀 일간지 마닐라 불레틴 16일 보도에 따르면, 로이 시마투 환경부 장관은 전날 “관광지로서의 보라카이 섬을 최대 1년 간 ‘휴업’”을 골자로 한 안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에 공식적으로 보고했다. 이날 시마투 환경부 장관을 비롯해 완다 테오 관광부 장관, 에두아르도 아뇨 내무부 장관 등 3개 부처 장관은 회의를 열고 관련 방안에 대해 이야기했다.

시마투 환경부 장관은 “관광객이 보라카이 섬에 오는 것을 당분간 막게 되면 섬을 복원하고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아울러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섬 폐쇄기간 중 다음과 같은 조치를 실행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섬 전체의 하수도 시스템 재정비 ▲고형 폐기물 관리법의 철저한 준수·고형 폐기물 관리 시설 설치 ▲산림·습지 및 지형적으로 위험한 곳의 불법 구조물 철거 ▲도로 확대 및 건설 ▲합리적인 운송 시스템 개발 등이다.

매체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고 공식 발표할 경우 발표 시점에서 한 달 뒤부터 해당 조치가 효력을 얻게 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앞서 이달 초 “보라카이에 쓰레기 오염 문제로 인한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섬 주민과 관광업체 소유주들이 환경정화 작업을 신속히 착수하지 않으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관광산업을 중단시키겠다”고 말했다.

관광산업은 이 지역 주민 1만9000여 명의 유일한 생계 수단이나 마찬가지다. 두테르테 대통령 발언 후 정부에서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는 보도가 전해지자 현지 주민들은 “대통령이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며 “보라카이 섬 내 관광객의 경제활동이 중단돼서는 안 된다”고 반발한 바 있다.

아시아 관광객이 특히 많이 찾는 보라카이에는 지난해에만 관광객 200만 명이 몰렸다. 이는 2008년 63만 명에 비해 3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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