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동아]“새 학기 증후군은 마음의 병… 대화로 극복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8일 03시 00분


아이 스트레스 극심하다면 심리검사 등 전문가 치료 필요

3월 말을 달리는 요즘 상담실의 이슈는 ‘신학기, 새로운 환경’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적응하고 있을까다. 아이들 입장에선 새로운 환경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기 때문이다.

‘새 학년, 새 친구, 새 담임’ 등 새로움에 대해 아이들은 설렘도 있지만 낯설기 때문에 긴장감도 공존한다. 걱정과 긴장도가 높은 아이들은 봄방학 때부터 ‘몸이 아프다’ ‘속이 울렁거린다’, ‘배가 아프다’ 등 몸이 아프다고 호소한다. 새 학기를 맞아 아이들은 유치원이나 학교를 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적응과정에서 스트레스가 많아지면서 ‘새 학기 증후군’을 겪는다. 이 증후군은 병원을 가도 특별한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꾀병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꾀병은 실제로 아프지 않은데 아프다고 호소하는 것이다. 반면 새 학기 증후군은 실제로 아프다고 느낀다. 마음의 병이 몸이 아픈 것으로 나타나는 신체화 증상과 유사하다. 다시 말해 신체화 증상은 무의식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꾀병 같은 것으로 심해지면 우울증이나 불안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새 학기에 왜 신체화 증상을 보일까?

이는 신체화 증상을 통해 ‘이차적 이득’을 얻기 위해서다. 예를 들면, 신체적으로 아프다고 호소하면 부모나 친구들의 동정과 관심을 받을 수 있고, 아프다는 핑계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부모나 주변을 조정할 수 있다. 그리고 아프면 숙제를 안 해도 되거나, 학교에 안 가도 양해가 된다. 마음의 불편감을 신체적 증상으로 대체함으로써 힘든 현실을 회피하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학기 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이에게 새 학년에 대한 학업 부담을 주면 스트레스를 더 가중시키고 오히려 적응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새로운 학원이나 학업량을 늘리지 말아야 한다.

아이가 힘든 것은 마음이기 때문에 부모는 병원쇼핑을 할 필요도 없다. 병원을 데리고 다니면서 약 때문에 복용문제로 아이와 실랑이를 하는 것은 오히려 아이를 더 힘들게 한다.

부모는 신체적 병에 집중하지 말고 아이와 대화를 통해 새 학년이 되어 친구를 잘 사귀고 있는지, 늘어난 학업량으로 부담은 없는지, 또는 선생님과 적응은 잘하고 있는지 등 스트레스의 원인이 무엇인지 주의 깊게 살펴보고, 아이의 힘든 마음을 공감해줘야 한다. 그리고 아이는 그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가는지, 자기만의 극복 비결은 무엇인지 등을 챙겨보고 또 ‘견디어 나감’을 인정해주고 계속 잘해 나갈 수 있도록 지지해줘야 한다. 잘 극복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보상 차원에서 아이가 원하는 것, 예를 들면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 간식, 쿠폰 등으로 ‘특별 서비스’를 제공해 줌으로써 부모가 아이와 함께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아이가 심리적 취약성이나 환경적으로 큰 변화(부모와의 갈등, 이사, 가족의 질병, 부모의 이혼, 사별 등)로 아이의 스트레스가 극심하다면 심리 검사와 심리치료를 통한 전문가의 치료가 필요하다.

민서정 박사·마인드포유심리발달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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