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동아]자궁근종, 자궁 그대로 둔 채 치료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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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근종]

자궁근종은 비교적 흔하게 발견되는 병이다. 자궁근종 환자의 상당수는 정기적으로 경과 관찰만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다만 출혈, 통증, 빈뇨, 난임 등의 합병증이 생길 경우엔 치료가 필요하다. 기존의 치료법은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개복술, 복강경술 등 침습적인 치료가 주를 이뤘으며 자궁을 전부 적출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자궁 보존을 위한 선택 ‘하이푸’

침습적 치료와 자궁 적출은 근종을 자궁에서 완전히 박멸할 수는 있지만 환자에게 적지 않은 신체적·심리적 부담을 준다. 이에 비침습적 치료로 근종의 크기를 줄이는 방법이 각광받고 있다.

하이푸를 실시하고 있는 김태희 서울하이케어의원 원장.
하이푸를 실시하고 있는 김태희 서울하이케어의원 원장.
비침습적 치료 중 하나인 ‘하이푸(HIFU·초음파 고강도 집속술)’는 초음파를 한 초점에 모아 생긴 열과 진동 에너지로 종양세포를 괴사시키는 치료법으로 앞으로 자궁근종 치료에 보편적으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이푸의 한계도 있다. 자궁근종 내에 혈류가 강하거나 액화변성이 심한 경우에는 치료가 어렵다. 마치 젖은 장작을 태우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다. 하이푸 시술 사례가 쌓이는 동안 하이푸의 효과를 강화시키고 합병증을 감소시키기 위해 연구, 사용한 것이 소나조이드와 자궁동맥 색전술을 응용한 기술이다. 소나조이드는 차세대 초음파 조영제이고, 색전술은 하이푸와 더불어 자궁근종의 비수술적 치료 중 대표적인 방법이다. 자궁동맥을 막아서 근종으로 가는 혈류를 차단하는 치료가 색전술이다. 하이푸와 색전술을 같이 적용하면 치료의 적용 범위가 넓어져 자궁을 적출할 일이 없어지고 합병증의 가능성도 많이 줄어든다.

자궁선근증은 자궁내막세포가 자궁 근육층에 착상해 증식하는 병으로 쉽게 말하면 자궁이 붓고 피나고 아픈 병이다. 근종에 비해 덜 알려진 병이지만 이 병을 앓고 있는 환자 중 상당수는 극심한 생리통과 하혈로 일상생활이 어렵다. 대개는 호르몬과 진통제로 증세를 완화시키거나 근치적 치료로 자궁을 적출한다. 그러나 하이푸로 선근증을 치료하면 통증과 하혈이 금방 개선되고 가임력도 좋아진다. 앞으로 자궁선근증 치료 지침은 다른 치료보다 하이푸를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으로 바뀔 듯하다.

초음파로 본 자궁근종 치료 전과 후.
초음파로 본 자궁근종 치료 전과 후.
흔한 질환 자궁근종, 꼭 치료해야 할까

앞서 언급했듯 자궁근종은 크기가 작거나 커지지 않고 일상생활에도 큰 불편이 없으면 꾸준히 관찰을 하면서 내버려 두어도 큰 상관은 없다. 하지만 지속적인 생리불순, 생리과다, 부정기적인 출혈 등과 함께 복부통증이 있어 생활에 불편함을 겪으면 적극적인 치료가 권장된다.

자궁의 물혹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지만 결혼을 앞둔 미혼여성이나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2세의 건강이나 순조로운 임신을 위해서라도 전문의를 찾아보는 게 좋다. 환자에 따라서는 자궁근종이나 자궁선근증으로 인해 임신을 하지 못하거나 잦은 유산을 겪다가 치료 후에 임신에 성공해 출산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자궁근종은 자궁평활근에 생기는 양성종양으로 35세 이상 여성의 40∼50%정도가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 근종이 자라서 커지는 데 있다. 주요 증상은 출혈이다. 갑자기 생리양이 많아지거나 부정출혈이 생겨 어떤 사람은 생리를 오랫동안 하는 것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또한 통증이 생기기도 하는데, 유난히 생리통이 심해지거나 생리와 관계없이 복통이 있을 수 있다. 간혹 자궁근종이 큰 경우 주변 장기를 압박하며 허리 통증과 요실금이라 느낄 정도의 빈뇨도 생길 수 있다.

진단은 가장 기초적인 초음파로 가능하다.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하기도 하는데 이는 혹시 악성종양이 있는지 정밀검사를 위해서다.

거대자궁근종도 비수술 치료 사례 속속 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자궁근종은 2015년도에 30만4504명이 병원을 찾았고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생명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근종의 크기는 작은 종양에서부터 10cm가 넘는 거대근종까지 다양하며 의학계는 이들 환자 중 절반 정도가 무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거대자궁근종이 있다면 반드시 치료하는 게 좋다. 거대자궁근종은 그동안 자궁 적출이나 자궁 절제 등 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해왔기 때문에 자궁에 손상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비수술적 치료인 하이푸로 이를 해결하는 게 어려워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다니는 환자도 적지 않았다.

김태희 서울하이케어의원 원장은 이러한 문제점을 깨끗하게 해결하는 결과를 보여줘 주목받고 있다. 최근 김 원장은 20대 후반인 A 씨의 거대자궁근종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약 13cm의 거대근종 환자에게 하이푸와 조영제, 동맥 내 혈관치료를 병행한 결과 3개월 만에 근종이 제거된 것을 영상을 통해 확인했다.

A 씨는 거대자궁근종임에도 불구하고 아랫배가 불룩해 지는 것 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었다. 살이 찐 거라 생각했지만 점점 배가 더 많이 나오고 혹 같은 게 만져졌다. 검사 결과 자궁근종 판정을 받았다. 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말에 치료를 결정했지만 대부분의 병원에서 하이푸가 어렵다는 이야기만 듣던 차에 서울하이케어의원을 찾았다.

보통 하이푸 시술 후 3개월이 지나면 종양 부피의 30∼50%가 줄어들고 1년 후에야 70∼80%가 소멸되는데 이 경우는 단 1회 치료로 근종이 사라진 사례다.

김 원장은 “가장 흔한 증세는 생리과다와 부정출혈이며 똥배가 나온 것으로 오인하기 쉽고 딱딱한 혹이 만져지기도 한다”면서 “하복부 팽만감 등의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1년에 한 번쯤은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박진혜 기자 jhpark1029@donga.com
#헬스동아#자궁근종#하이푸#서울하이케어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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