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 ‘최후의 만찬’ 등 수많은 걸작을 남긴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인간의 발이야말로 인체공학상 최대의 걸작이자 최고의 예술품’이라고 말했다. 만약 그가 살아있다면 이들을 만나고 싶어하지 않을까 싶다. 피렌체로부터 이역만리 떨어진 한국의 족부 전문 의사, 연세건우병원 족부전담팀 주인탁 박사와 박의현 병원장이다.
중증 족부질환, 족관절염 수술의 대가
주인탁 박사는 2002년부터 7년간 아시아 최초로 세계 족부 SCI저널 FAI 편집위원으로 이름을 올렸고, 2013년 대한족부족관절학회장을 지냈다. 또한 세계 최초로 부주상골 유합술 치료를 발표하고 40편 이상의 논문을 저술하며 국내 족부 치료 수준을 한 단계 높인 국내 족부 분야의 대부다.
특히 주 박사는 중증 족부질환인 족관절염 치료의 권위자로 꼽힌다.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족관절염은 사실 족저근막염과 무지외반증, 소건막류 등과 함께 족부에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족부 관절 사이의 연골이 닳아 발생하기 때문에 퇴행성관절염으로만 인식될 수 있지만 발은 염좌나 골절 등 외상에 쉽게 노출되고 체중 부하에 따른 스트레스가 심한 신체부위인 만큼 젊은 나이에도 족관절염을 앓는 경우가 많다. 실제 족관절염 환자의 70∼80%가 외상이 주원인이고 30∼50대에서 발병되고 있다.
주 박사가 족관절염 분야의 최고로 꼽히는 이유는 단순히 수천 례의 관절염 수술 집도라는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풍부한 경험 때문만은 아니다. 빠른 회복과 결과에 대한 만족, 치료 부담 해소 같은 환자들이 간절히 원하는 세 가지 바람을 모두 약속하기 때문이다.
환자의 회복과 수술 부담 경감에 집중 관절염 하면 많은 사람들이 조건반사처럼 인공관절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주 박사는 말기 관절염 환자가 아니라면 후유증이 적고 환자의 발목을 최대한 보존하는 과상부경골절골술(SMO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관절염이 진행되면 발목 관절이 정상 위치에서 점점 벗어나는데 이는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 SMO 수술은 이렇게 틀어진 뼈를 원래대로 되돌려 놓는 수술이다. 수술을 통해 관절염으로 내측 관절 연골에 과하게 쏠린 비대칭적 부하와 체중 부하 축을 바깥쪽 정상 연골 부위로 이동시켜 준다. 이때 내측에 과하게 편중된 체중 부하 축이 정상적인 연골이 덮여 있는 발목관절 외측으로 이동하면서 압력이 해소돼 통증이 줄고 발목 기능이 향상된다. 주 박사는 “최근 국제 족부학술지 FAI에 SMO 수술이 손상된 연골 재생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 되면서 관절염이라도 조기 치료 시 정상에 가까운 관절 기능 회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주 박사는 말기 관절염 환자의 인공관절치환술 또한 환자 부담을 크게 경감시켰다. 보편적으로 족관절 인공관절치환술은 1시간 이상 소요된다. 족관절 인공관절치환술의 성공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족관절의 적절한 정렬과 인대 균형을 꼽는데, 이를 위해 수술 시 정렬을 바로잡는 알고리즘 선택 과정에서 시간 소요가 커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긴 수술 시간은 환자의 회복에 대한 부담과 수술 후 감염 확률을 높인다. 반면 주 박사의 경우, 수천 례의 집도 경험을 통해 빠르게 최적의 알고리즘을 도출하기 때문에 단시간에 수술을 마칠 수 있다. 그가 집도하는 인공관절치환술은 40분 이내에 마친다. 환자의 수술 부담이 크게 줄고 말기 관절염에 대한 공포도 경감될 수 있다.
1만5000례 이상, 족부변형 수술의 대가
주 박사와 함께 연세건우병원 족부전담팀을 이끌고 있는 박의현 병원장은 무지외반증, 소건막류, 류마티스 발변형 등의 족부변형질환을 담당한다. 박 원장은 족부변형질환 치료만 1만5000례 이상 집도했는데 이는 한 명의 의사가 기록한 사례로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박 원장 역시 정형외과 최고 권위 SCI 학술지 AJSM의 논문 리뷰어로 위촉된 세계적인 족부변형 수술의 대가다.
족부변형질환 중 중차대한 질환으로 꼽히는 질환은 무지외반증인데 박 원장은 특히 이 수술분야의 전문가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 부위 뼈가 선천적 혹은 후천적 영향으로 돌출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정보통계에 따르면 연간 6만 명 이상의 환자가 병원을 찾고 있다. 주위에서도 비교적 쉽게 무지외반증 증상을 가진 사람을 찾을 수 있고 이를 단순한 이상으로 생각해 방치하기도 쉽다. 하지만 무지외반증은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관절 건강 1차 방어선 붕괴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보행 시 체중의 약 60%가 엄지발가락에 실린다. 그러나 무지외반증 환자는 엄지발가락이 휘어져 있어 중지발가락이나 약지발가락에 몸무게가 쏠려 정상적인 걸음걸이가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무지외반증이 심하면 무의식적으로 엄지발가락에 체중을 싣지 않고 걷게 돼 발목 무릎 허리 등 관절 및 척추 질환까지 유발한다.
무지외반증은 하이힐 같은 굽이 높은 신발을 즐겨 신는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실제 여성 무릎 관절염 환자의 상당수가 무지외반증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무지외반증은 변형이 시작되면 치료 전까지 변형이 계속되기 때문에 발가락 전체의 변형과 탈구 등도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따라서 변형 각도가 20도 이상인 무지외반증 환자의 경우 정형외과적 수술을 통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양측 무지외반증 동시 교정 부담도 줄여
박 원장이 무지외반증 수술의 세계적인 대가로 꼽히는 이유는 고식적 수술 방식에 변화를 줘 환자 치료 환경과 치료율 개선에 이바지했기 때문이다.
학계에 보고된 무지외반증 술식은 130가지 이상이다. 술식의 대부분은 발의 돌출된 뼈만 깎아 봉합하는 방식인데 이는 수술 후 환자의 통증을 증가시키고 장기간 입원 부담을 준다. 더욱이 양측 무지외반증의 경우엔 동시 교정이 불가능해 환자 수술 부담은 배가 된다.
그러나 박 원장은 2011년 FAI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돌출된 뼈에 실금을 내고 내측으로 당겨 정렬을 맞춘 후 통증을 조절하는 복합약물을 투여하는 변형 교정절골술을 시행함으로써 환자의 통증 완화와 빠른 회복이 가능함을 알렸다. 실제 교정절골술과 복합약물 주사시행 환자의 수술 후 통증 점수는 10점 만점에 평균 2점으로, 그렇지 않은 환자군(평균 7점)에 비해 크게 경감된 통증 완화를 보였다. 또 26차 대한족부족관절 추계학회에서 이 수술법을 통해 양측 무지외반증 환자를 수술한 결과 90% 이상 동시 교정에 성공했으며 평균 입원 기간은 3일로 국내 평균(12일)에 비해 양측 동시 교정에도 4배나 빠른 회복이란 성공적인 결과를 보였다.
족부 전문의 5인 전담팀 운영, 체계적 치료
전국에 족부 전문 의사는 200∼300명 정도로 추산된다. 같은 정형외과 분야인 어깨나 무릎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 일반 정형외과 병원에 족부 전문 의사가 있는 경우보다 없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연세건우병원 족부전담팀은 큰 의미가 있다. 특히 국내 대학병원에도 평균 1, 2명에 불과한 족부 전문 의사가 연세건우병원에는 5명이나 상주하고 있으며 트라우마, 변형, 내시경 등 파트를 세분화해 전문적인 치료에 임하고 있다.
연세건우병원 내원객 분포 통계를 보면 전문적인 족부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갈증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연세건우병원을 찾는 지방과 해외 환자 비율은 무려 62%로 지방과 외국에서도 족부 전문 치료를 위해 먼 걸음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박 원장은 “우리 목표는 족부질환 환자들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족부치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주 박사님을 비롯해 배의정 이호진 유태욱 원장이 이런 선의와 대의에 동감해 지금의 족부전담팀을 출범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족부질환 치료의 환경을 개선하고 결과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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