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 들어가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 계산대다. 그 뒤에는 화려한 색상의 담배가 진열돼 있다. 보지 않으려고 해도 눈에 띈다. 청소년도 예외가 아니다. 서강대 유현재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지난해 청소년 20명에게 아이트래킹(Eye-tracking) 장비를 쓰게 하고 편의점 내부를 관찰하게 했다. 이들의 시선이 주로 어느 곳에 머무는지를 보기 위해서다. 연구 결과 정답은 담배 광고였다.
상당수 국가에선 이게 불가능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편의점이나 슈퍼 등 소매점에서 담배 진열을 금지하는 국가가 58개국이나 된다. 호주가 그중 한 곳이다. 여기선 담배를 사려면 내부가 보이지 않는 사물함에 붙여진 가격표를 본 뒤 점원에게 물건을 주문해야 한다. 담배와 관련한 어떤 진열도 불법이다.
영국 역시 담배가 들어가 있는 캐비닛 문에는 ‘토바코(tobacco·담배)’라고만 적혀 있다. 불투명한 유리여서 내부가 보이지 않는다. 만 18세 이상이 요청할 경우에만 캐비닛 안을 보여준 뒤 담배를 고르게 한다. 핀란드도 성인이 요구할 때만 제품과 가격표를 꺼내 보여준다.
소매점 내부에서 담배 광고를 못 하게 하는 나라는 86개 국가나 된다.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는 담배뿐 아니라 파이프나 담배케이스 등 담배와 관련한 모든 용품의 광고를 소매점 내에서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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