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 6.8%P - PK 12.9%P 떨어져…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처음 60% 밑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0일 03시 00분


리얼미터 조사 5.2%P 내린 58%… 최저임금-비핵화 난항이후 내리막
靑 “현안회의서 자성의 시간 가져”, 은산분리 완화 찬성 높아 안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지난해 5월 취임 후 처음으로 50%대로 떨어졌다. 중도·보수층을 중심으로 지지율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국군기무사령부 계엄령 문건 수사 등 적폐 청산과 대국민 소통 행보에도 핵심 지지층인 진보층에서도 지지율이 꾸준히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청와대는 은산분리 완화 등 규제혁신 드라이브를 통해 반등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6∼8일 전국 성인 남녀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율은 전주(63.2%)보다 5.2%포인트 내린 58.0%로 나타났다. ‘국정 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5.4%포인트 오른 35.8%였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60% 밑으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정 지지율은 올 1월 4주 차에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논란과 가상화폐 대책 혼선으로 60.8%까지 내려갔지만 북한의 올림픽 참가로 반등해 남북 정상회담 직후인 5월 1주 차에는 지지율이 77.4%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최저임금 인상 논란과 함께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이념 성향별로는 중도·보수층의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했다. 보수층 지지율이 전주보다 6.6%포인트 하락한 가운데 중도층의 국정수행 지지율 역시 6.8%포인트 떨어졌다. 외교적 성과를 바탕으로 대선 때는 문 대통령에게 표를 던지지 않았던 보수·중도층을 품었지만 최근 경제 지표 하락과 함께 찾아온 소득주도성장 논란 속에 이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 진보층의 지지율도 2.9%포인트 하락하면서 핵심 지지층의 이탈 조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별로는 PK(부산울산경남)이 전주보다 12.9%포인트 하락하는 등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의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한 가운데 광주전라 지역에서도 지지율이 2.7%포인트 떨어졌다.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서도 국정 지지율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요즘 쟁점이 되고 있는 문제들, BMW나 전기요금 등에 대해 우리 정부가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회의에선 은산분리 완화가 잘한 결정이라는 응답이 53.7%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청와대 일각에선 시민단체들의 반발에도 진보층의 긍정 평가가 66.6%로 부정 평가(16.2%)를 압도한 데 고무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자성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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