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젊게 만들라고 뽑아준 것… 최고 기술창업도시 만들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4일 03시 00분


[출발 민선7기 광역단체장 인터뷰]허태정 대전시장

허태정 대전시장이 13일 대전시청 앞뜰에서 동아일보·채널A와 공동 인터뷰를 하고 있다. 허 시장은 대전을 4차산업혁명특별시로 추진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전시 제공
허태정 대전시장이 13일 대전시청 앞뜰에서 동아일보·채널A와 공동 인터뷰를 하고 있다. 허 시장은 대전을 4차산업혁명특별시로 추진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전시 제공
“과학도시인 대전이 민선 7기를 맞아 ‘4차 산업혁명특별시’로 나아갈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

허태정 대전시장(53)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김경수 경남도지사 다음으로 젊다. 그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비서관으로 재직한 경험이 있지만 중앙정치무대에서의 활동 경험은 다소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시각을 달리하면 ‘다른 것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것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라는 장점이 될 수 있다.

허 시장은 13일 대전시청 앞뜰에서 이뤄진 동아일보와 채널A 공동 인터뷰에서 ‘새로운 대전’에 대한 구상과 포부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8년간 대전 유성구청장을 지낸 뒤 광역시정을 이끌게 됐는데….

“유성은 우리나라 과학의 메카인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고, 세종시와 인접해 있으며, 새롭게 도시 개발이 진행되는 역동적인 곳이다. 8년간 이곳에서 구청장을 지내며 행정이 미치는 범위 구석구석까지 챙겨봤다. 그런 가운데 경쟁력이 가장 높은 도시, 비수도권 중에서 삶의 질 1위 지자체라는 영광도 얻었다.”

―이번 시장 당선을 두고 ‘세대교체’가 아닌 ‘시대교체’라는 표현을 썼는데….

“대전시민들이 50대 초반인 저를 선택한 것은 ‘대전을 역동적으로 만들라’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본다. 소위 엘리트 집단이나 관료 출신이 아닌, 지역에서 자라 공부하고 활동해 지방분권을 잘 이끌어낼 나 같은 정치인에게 기회를 준 것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시민들의 요구도 시대에 맞게 변화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은….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2003년, 서른여덟의 나이에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으로 임명돼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을 만났고 그로부터 인사의 공정성과 약자에 대한 배려를 배웠다. 그 원칙을 구청장으로 일하면서 실행에 옮겼다.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대전시정을 펼치면서 이를 적용할 생각이다.”

―1호 공약으로 대전을 4차 산업혁명특별시로 완성하겠다고 했는데….

“4차 산업혁명특별시는 대전의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고 그것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자 정책과제이기도 하다. 대전은 40년 역사를 지닌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으며, 이곳에는 26개의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있고 26만 건의 특허등록 실적을 갖고 있다. 석·박사급 우수 인력만 2만6000명에 달한다. 대덕특구가 갖고 있는 첨단지식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산업을 육성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한 대전시의 구체적인 계획은….

“젊은이들의 벤처 창업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2000개를 집중 육성하고 혁신창업 생태계를 조성해 ‘대한민국 최고의 기술창업 도시’로 만들겠다. 창업을 하면 생산할 수 있는 산업기지가 필요한 만큼 이를 조성하겠다. 아울러 실패에서 성공을 찾는 패자부활의 창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실패 박물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대전을 창업하기 좋은 도시, 일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 전국의 젊은이들이 모여들도록 하겠다.”

―취임 직후 공공 어린이재활병원 대전 유치를 성사시켰는데….

“경남도와 경쟁해 대전이 선정됐다. 5년 만의 결실로 장애아동을 둔 부모님들과 지역 시민사회, 정치권과 언론의 협조 덕분이다. 이번 유치로 장애아동을 위한 재활치료와 정규교육, 연구는 물론이고 공공보건 거점 역할을 할 병원을 대전에 설립할 수 있게 됐다. 충청권 6000여 장애아동과 그 가족들이 혜택을 보게 됐다. 앞으로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 병원은 서구 관저동에 우선 60병상으로 2021년 개원할 예정이다.”

―대전도 원도심 쇠락 문제가 심각한데….

“우선 대전의 상징인 보문산을 1박 2일 체류형 관광자원으로 만들도록 하겠다. 이곳에는 중부권 최대 규모의 동물원인 오월드와 뿌리공원, 보문산 전망대, 아쿠아리움, 숲속 공연장 등이 있지만 모두 단절돼 있다. 이를 연계하고 인근에 새로운 야구장인 베이스볼드림파크와 옛 충남도청, 관사촌 등 중앙로 일대에 있는 관광자원들을 잘 연계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아오는 핫플레이스로 변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대전 둔산의 각종 공원을 연계한 ‘대전 센트럴파크’를 구상한 이유는….

“1990년대 초 조성된 둔산지역은 대덕대로를 따라 샘머리공원과 보라매공원, 한밭수목원 등 대규모 녹지가 조성됐지만 도로에 의해 단절돼 있다. 이를 잘 연결해서 공원 활용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기획 단계부터 시민 수요를 직접 반영하고, 전문가들이 그것을 실현할 수 있도록 자문하는 시민참여 정책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시정의 실질적 시민 참여를 위해 여러 제도도 도입하고 있는데….

“민선 7기 대전시정은 시민이 주인이 되는, 시민과 함께하는 진정한 지방자치가 실현되도록 하겠다. 시민들이 시의 주요 정책에 의견을 내고 참여해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그런 단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그것이 시민의 정부이고, 제대로 된 지방자치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정책자문기구로서 ‘새로운 대전위원회’도 출범시킬 것이다. 또 시민참여예산제, 시민배심원제, 공론조사, 타운미팅 등 숙의 민주주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 공직사회도 관리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바꿔 나가도록 하겠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허태정 대전시장 인터뷰는 24일 오전 8시 시작하는 채널A ‘김현욱의 굿모닝’ 프로그램의 ‘시도지사 릴레이 인터뷰 디 오프닝(The Opening)’코너에서도 방송됩니다.
#허태정 대전시장#최고 기술창업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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