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모집종료, 대기효력 사라져… “유치원 발품팔아 추가 신청해야”
정부 믿고 기다린 엄마들만 분통
“연말까지 기도하는 심정으로 기다렸는데 결국 다 떨어졌습니다. 이젠 ‘각개전투’ 해야죠.”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강모 씨(37·여)는 새해 첫날부터 한숨을 쉬었다. 지난해 11월 교육부가 운영하는 온라인 유치원 입학관리 시스템 ‘처음학교로’를 통해 네 살짜리 딸이 다닐 유치원 3곳을 지원했지만 모두 떨어졌기 때문이다. 대기번호를 받고 기다렸지만 빈자리가 나지 않았고, 급기야 해가 바뀌면서 대기번호 효력마저 사라졌다. 이제 유치원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대기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과거 처음학교로를 이용하지 않을 때 여러 유치원에 한 번만 지원해 놓으면 탈락해도 이듬해 2월 말까지 대기번호가 유효해 빈자리가 있는 유치원을 찾을 수 있었던 것보다 더 번거로워졌다고 학부모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정부가 처음학교로 참여를 많이 독려했지만 탈락자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는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적어도 탈락한 학부모들이 받은 대기번호가 유치원에 입학하는 이듬해 2월 말까지는 유효하도록 지난해 교육부가 시스템을 미리 준비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처음학교로는 유치원의 입학 편의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2016년 도입된 인터넷 시스템이다. 모집 절차가 시작되는 11월 초부터 12월 말까지 일반모집이 마무리된다. 해가 넘어가면 일반모집 탈락자들의 대기번호 효력이 공식적으로 소멸된다. 다만, 희망하는 유치원이 있을 경우 대기번호의 효력을 유지할 수는 있다. 따라서 탈락 학부모들은 오프라인에서 유치원을 찾아다니며 대기번호가 유효한지, 빈자리가 있는지 등을 문의해야 한다. 대기번호가 무효가 된 학부모들은 “처음학교로에서 받은 대기번호를 연초 이후 진행되는 추가 모집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면 탈락 학부모들에게 꽤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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