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영산강 보 1곳 이상 철거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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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조사위, 이르면 21일 발표

환경부 소속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금강 영산강에 있는 4대강 보 5곳 중 최소 1곳 이상의 보 해체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는 이르면 21일 금강과 영산강 5개 보에 대한 처리 방안을 제시한다. 4대강 보 철거 여부는 7월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되는데, 위원회의 결론이 사실상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논의 중인 처리 방안으로는 △현재의 관리 수위를 유지하는 안 △탄력적으로 개폐 운영하는 안 △상시 개방하는 안 △해체하는 안이 있다.

지난해 11월 16일 출범한 ‘4대강 조사·평가 전문·기획위원회’는 그간 수질과 퇴적물 오염도 등 수질·생태, 가뭄 해소 및 홍수 안정성과 같은 물 활용성, 비용 편익 및 인식을 고려한 경제·사회의 3가지 평가군을 기초로 보 처리 방안을 논의해왔다. 그중 보를 완전히 개방한 금강과 영산강 등 5개 보에 대한 처리 방안을 결론내리는 것이다. 해당 보는 금강 3곳(세종보, 공주보, 백제보)과 영산강 2곳(승촌보, 죽산보)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민관 전문가가 참여해 과학적 조사를 진행한 뒤 결과에 따라 필요하다면 보 전면 철거를 포함한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4대강 보를 모두 철거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까지 열어둔 셈이다.

이에 환경단체들도 최근 들어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나가고 있다. 특히 환경부가 보 개방으로 수질이 좋아졌다는 연구 결과를 잇달아 발표하자 단순한 보 개방을 넘어 보에 대한 전면 해체까지 거론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30일 49개 시민·환경단체들은 금강 세종보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사업 이후 환경 피해가 더욱 심각해져가는 데도 정치권과 관료들은 미온적인 행보만 보이고 있다”며 “금강의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를 완전히 해체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광주·전남 지역 환경단체 21곳도 승촌보와 죽산보 등 영산강의 보를 전면 해체해야 한다고 11일 주장했다. 현 정부 들어 4대강 보 총 16곳 중 13곳을 개방해 둔 상태다.

환경부는 8일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보를 개방해 관찰한 내용을 발표했다. 수문을 일부만 개방했던 한강과 낙동강과 달리 전면 개방했던 금강과 영산강은 자정계수가 각각 최대 8배와 9.8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정계수는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산소를 소비하는 속도와 공기 중 산소가 수중으로 공급되는 양의 비로, 생태계가 인위적 도움 없이 스스로 오염을 정화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환경부는 보를 개방하면서 유속이 빨라지면서 산소 공급이 원활해진 덕이라고 풀이했다.

강은지 kej09@donga.com·유성열 기자
#4대강 조사#보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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