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앞다투어 피어나는 계절이다. “꽃들이 시샘해서 하는 일이라곤 자신의 성장뿐입니다. 꽃들은 자기 성숙으로 경쟁합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어떠한가요?” 저자의 물음이다. 그가 보기에 인간의 시기심이란 남을 깎아내리려 하므로 소모적이 되기 쉽다. “자기 능력을 키워 시기심을 건강한 시샘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이 꽃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지혜가 아닐까요.”
아름다움과 서사(敍事)라는 주제에 천착해 온 철학자가 일상에서 길어낸 45편의 사색을 담아냈다. 사소하다는 것은 보잘것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왜 그런 것들이 우리를 구원할까. “사소한 것들은 깨달음의 실마리입니다. 그들은 우리 주위에 상존합니다. 우리 삶의 감수성이 그들을 포착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감각을 활짝 열어놓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일상에서 경이를 발견하려는 기다림을 갖고 저자의 인도에 따라 감각을 열어놓으면, 이후 문장들은 술술 읽힌다. 마침 프로야구가 개막했으니 이번에는 야구에 대한 저자의 단상을 따라가 보자. “야구에서는 사람이 점수를 내므로 공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경기 중 관중들에게 많은 공을 선사합니다. 공들은 떠나고 사람은 집에 돌아오는 경기, 여기에 야구 고유의 인간미가 있습니다.”
동아일보에 2016년 7월부터 1년 반 남짓 연재한 ‘김용석의 일상에서 철학하기’가 이 풍요로운 일상 담론들의 모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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