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1년 앞두고 원내 사령탑 선출…공약 밑그림, 공천 영향력
'친문 주류' 김태년-'개방형 비주류' 노웅래-'운동권 맏형' 이인영
'친문의 분화' 관전 포인트…'이해찬파 vs 김진표파' 재현될 수도
더불어민주당의 새 원내대표를 뽑는 선거일이 다음달 8일로 결정됨에 따라 집권여당의 20대 국회 마지막 원내사령탑에 누가 오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5월8일 원내대표 선거가 있기 때문에 선거가 끝나고 새 원내지도부를 구성해서 의원들 간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현 홍영표 원내대표의 임기는 5월 초에 끝난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이날 3선의 백재현 의원(경기 광명시갑)을 위원장으로 하는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도 꾸렸다.
올해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간 사활을 건 대치가 예상되는 만큼 야권과의 교섭 창구 역할을 할 원내대표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21대 총선 공약의 밑그림을 그리는 중책을 맡는 데다 공천에도 실질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 정치적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당면 과제였던 4·3 보궐선거도 끝남에 따라 여당 원내사령탑 자리를 노리는 후보들의 발걸음이 더욱 분주해질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나란히 3선인 김태년·노웅래·이인영 의원의 3파전이 점쳐지고 있다. ‘누가 모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식의 이야기가 당 안팎에 공공연히 회자된 지는 이미 오래다.
김태년 의원(경기 성남수정)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측근이자 친문 실세로 일찌감치 차기 원내대표 유력후보로 분류돼 왔다. 집권 초 추미애 대표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에 임명된 뒤 이 대표 체제에서도 유임됐다. 국회 예산결산특위 간사도 지낸 ‘정책통’으로 꼽힌다.
노웅래 의원(서울 마포갑)은 앞서 원내대표에 두 차례 도전한 적이 있어 이번이 세 번째다. 언론인 출신인 노 의원은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지만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 38표를 얻어 나름의 저력을 드러냈다.
이인영 의원(서울 구로갑)은 학생운동을 주도하며 길거리 투쟁의 선봉에 섰던 이른바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대표격으로 불린다. 당내 86그룹 뿐만 아니라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열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와 자신이 핵심 멤버로 있는 민주당 개혁성향 의원 정책연구 모임 ‘더좋은미래’의 지지도 기대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노 의원의 경우 원활한 대인관계와 개방적 성품으로 당내에서 화합과 통합에 적임자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다만 비주류라는 점이 뚜렷한 한계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계파색이 옅어 어느 쪽 표도 노릴 수 있지만 그만큼 확고한 지지 기반이 약해 불리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 의원은 친문 주류이자 이 대표의 측근이란 점이 강점으로 부각된다. 하지만 이 대표의 신임으로 정책위의장을 지냈던 그가 원내대표까지 맡는다면 당의 친문 색채가 지나치게 짙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양면성이 존재한다. 21대 총선의 공천을 주도할 ‘이해찬-김태년’ 투톱 체제에 대한 견제심리도 작용한다.
당초 김 의원 대(對) 노 의원의 2파전으로 관측됐던 원내대표 경선 레이스에 가장 늦게 뛰어든 이 의원은 범친문으로 분류되지만 이 대표를 비롯한 친노 그룹과는 결을 달리 한다. 고려대 총학생회장과 전대협 초대의장 출신으로 당내 운동권 세력의 맏형으로 불리며 김근태계의 핵심으로 통해왔다. 이해찬계와 구분되는 친문 의원 모임 ‘부엉이 모임’의 지지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이른바 ‘친문의 분화’가 꼽히고 있다. 지난해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친문 내에서 ‘이해찬파’와 ‘김진표파’가 갈렸던 모습이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여권 관계자는 “같은 친문으로 묶여도 이해관계는 제각각이기 때문에 누구를 지지할지를 놓고 의원들의 셈법이 복잡할 것”이라며 “특히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차기 총선 공천과도 맞물릴 것이기 때문에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당내 세력의 분화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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