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김포시가 관내에서 활동하는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직장인 만남의 날 행사를 추진 중인 가운데 행사 목적 및 대상자 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저출산 및 만혼화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행사가 기획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실효성 없는 행사에 세금만 낭비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불거졌다.
시는 오는 12일 장기동 라베니체 수변상가 일대에서 열리는 직장인 만남의 날 행사 ‘로맨틱 김포’에 참여할 미혼 남녀 100명(남 50·여 50)을 모집하느라 최근 홍보에 한창이다. 지정된 식당이나 카페를 돌며 2대2 만남을 하는 방식으로, 어떤 참가자든 한 장소에 40분 이상은 머물 수 없다.
이 같은 행사가 추진된다는 소식에 지역 인터넷카페 등에서 처음에는 참신하고 재밌다는 분위기였으나, 불과 2시간여 진행하는 행사비용으로 1000만원(참가비 1인당 3만원·총 300여만원 포함)이 지출되고 참가자격은 공공기관 종사자로 제한한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1시간 동안 행사 관리자 3명이 받아가는 인건비만 360만원(1인당 120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미혼 공무원 간 만남의 기회 제공으로 활력을 충전하고 저출산·만혼화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행사를 추진했다는 입장이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김모씨(35)는 “저출산이나 만혼화의 근본원인이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차별, 양극화 등이라는 걸 김포시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행사 몇 번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냐”며 “고통을 겪는 대다수 청년세대를 오히려 조롱하는 행사다”라고 꼬집었다.
이모씨(37·여)는 “SNS 등을 통해 행사내용을 자세히 살펴봤더니 결국 좋은 직장에 다니는 그들만의 리그인 걸 알고 박탈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행사는 김포시 공무원 후생복지에 관한 조례와 지방공무원법을 근거로 마련된 것”이라며 “공무원 능률향상 및 복지를 위해 추진했고, 행사계획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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