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물리면 10분만에 쇼크”…꽃구경 망치는 ‘벌독 알레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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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7일 0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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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 느끼면 응급실 찾아야…긴팔·긴바지 착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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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벚꽃이 만개하면서 꽃구경에 나섰다가 뱀이나 벌에 물리는 사고가 늘고 있다. 이런 응급상황에서는 신속한 처치가 이뤄져야 후유증 위험을 줄인다.

6일 이동훈 중앙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뱀이나 벌에 물리면 신속히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며 “특히 벌독 알레르기 환자가 벌에 물리면 10분 안에 쇼크 상태에 빠지거나 숨질 정도로 매우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뱀은 갈대숲과 낙엽, 바위 등 어두운 곳에 숨어지내기 때문에 먼저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 대개 사진을 찍기 위해 뒷걸음질을 하다가 뱀을 밟아 물리는 경우가 많다.

뱀에 물리면 당황하지 않고, 상처부위를 고정한 뒤 즉시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병원으로 이동할 때 얼음이나 차가운 물이 담긴 자루를 물린 부위에 대면 통증과 부기가 가라앉는다.

뱀에 물린 다리를 단단히 묶는 건 좋지 않다. 피가 통하지 않아 살이 썩을 수 있어서다. 뱀독은 혈관이 아닌 림프관을 통해 온몸에 퍼진다. 소독을 한다는 이유로 뱀에 물린 부위에 술을 부으면 세균에 감염돼 노랗게 곪을 수 있다.

뱀에 물려도 병원에서 소독치료를 받고 상처를 봉합하면 2주 내로 낫는다. 하지만 독사에 물린 부위가 까맣게 변해버리면 신장과 간 등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입원치료가 필수다. 독사에 물리면 1시간 내 응급실에서 항독소 주사를 맞고, 피검사를 진행해 경과를 관찰하게 된다. 항독소는 유통기한이 2년으로 짧은 편이다. 때문에 병원이 해당 약품을 구비했는지 사전에 확인한 뒤 환자를 이송해야 한다.

뱀독보다 위험한 것은 벌독 알레르기다. 벌독 알레르기 환자가 벌에 쏘이면 순식간에 온몸에 두드러기가 생기고 정신을 잃는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반응이 나타난다. 기도가 부풀어 올라 호흡곤란을 겪으면서 10분 내 사망할 수 있다. 벌에 물렸을 때 입술과 눈이 붓고, 어지럽다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두피나 팔, 다리 등에 벌침을 쏘이면 침 반대 방향으로 카드를 밀어 제거한다. 얼음찜질을 했는데도 통증이 느껴진다면, 병원에서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받는다. 외출할 때 향수를 뿌리거나 밝은 색상의 옷은 입지 않는다.

벌독 알레르기를 확인하려면 집에서 가까운 내과나 가정의학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으면 된다. 벌독 알레르기 응급치료법은 심장박동과 호흡 수를 늘리는 ‘에피펜’(성분명 에피네프린)을 허벅지에 주사하는 것이다. 현행법상 구급차에서 응급구조사가 에피네프린을 투여하는 건 불법이어서 사전에 의사에게 처방받아 구비해 놓는 게 안전하다.

기동훈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응급의학과장은 “아나필락시스는 천식과 알레르기 환자가 꽃가루를 흡입해도 나타날 수 있다”며 “긴팔과 긴 바지를 입으면 뱀과 벌, 살인진드기, 불개미에 물리는 것을 예방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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