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낙선’ 한국축구, 국제 외교행정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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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7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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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57)이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과 아시아축구연맹(AFC) 부회장 연임에 실패했다.

정 회장은 6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제29차 AFC 총회에서 총 5명을 선정하는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서 18표를 얻는데 그쳐 전체 출마자 7명 가운데 6위에 머물렀다. 2017년 5월 FIFA 평의회 위원에 선정됐던 정 회장은 2년 만에 직함을 내려놓게 됐다.

당초 8명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한 명이 중도 포기해 7명을 대상으로 투표가 진행됐다. 이번 선거에서 아시아 몫의 FIFA 평의회 위원에 뽑힌 건 사우드 아지스 알모한나디(카타르), 다시마 고조(일본), 자오 카이두(중국), 프라풀 파텔(인도), 마리아노 아라네타 주니어(필리핀)이다.

충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AFC 회장(바레인)이 재선된 가운데 이어진 AFC 부회장 선거에서도 정 회장은 낙선했다. 간바타르 암갈란바타르 몽골축구협회 회장에게 밀렸다. 46표 가운데 18표를 얻는 데 그쳤다.

이로써 모든 국제축구계 직위에서 물러나게 된 정 회장은 협회를 통해 “2년 동안 최선을 다해 선거를 준비했지만 당선되지 못했다. 당분간 국내 축구계 현안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정 회장의 낙선은 단순히 개인과 협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축구 전체의 위기로 볼 수 있다. 최근 복권했고, 지난해 러시아월드컵을 기점으로 현장 활동을 시작한 정몽준 전 FIFA 부회장이 2011년 1월 재선에 실패한 이후 한국축구의 영향력은 바닥이다.

오랜 라이벌 일본과 최근 막강한 자금력을 등에 업은 중국, 그리고 2022년 월드컵을 개최할 카타르 후보에게 FIFA 평의회 위원직이 돌아간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으나 그간 제3세계에 가까웠던 인도와 필리핀 후보까지 따돌리지 못한 상황은 정말 심각하다. FIFA는 차치하고 아시아에서도 전혀 힘을 쓰지 못한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AFC 내부에서는 대륙 전체의 축구발전을 위한 투자나 대회 유치에는 인색하면서 고위 직함 등의 달콤한 열매만 얻어가려는 한국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전언이다. 최근 한국은 아시안컵이나 여자아시안컵, 주요 연령별 아시아권 대회 유치에 소극적이었다. AFC 공식 스폰서와 후원사도 한국 기업은 없다. FIFA에서도 한국의 힘은 미미하다. 꾸준히 본선진출을 하는 실력과 별개로 월드컵 심판과 대회 파트너는 찾을 수 없다. 티켓파워도 몹시 저조하다. 자금력, 열기도 부족한데 외교력마저 낙제점이다.

많은 축구 인들은 “슬프지만 (정 회장의 낙선이) 우리의 현주소다. 뚜렷한 비전도 목표도 없다. 이대로라면 정 회장은 차기 협회장 선거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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