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 씨(31)가 연예인 지인의 권유로 마약을 계속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발언은 일종의 시선 돌리기로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한 변호사의 견해가 나왔다.
전지현 법무법인 참진 변호사는 7일 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 “혐의가 드러났을 때 ‘나는 잘 몰랐는데 누가 시켜서 했다’, ‘따라서 했다’ 이런 것은 일종의 책임돌리기다. 앞으로 유혹의 계기가 없으면 그런 일을 안 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되는 것”이라며 “‘재범 가능성이 없다’, ‘반성하고 있다’, 책임을 감경시키기 위해 실제 재판에서 이런 얘기를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필로폰 등 마약을 투약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는 황하나 씨는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는 과정에서 “연예인 지인이 권유해 필로폰을 계속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변호사는 “시선 돌리기가 필요했던 것 같다. 연예인 누군가가 강요했다고 하면, 그 연예인이 누군지가 궁금하다. 그러면 우리의 관심이 황하나 씨에서 그 연예인으로 돌려질 수 있다. 언론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을 피하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다”면서도 “‘나는 안 된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하게 됐다’고 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발언으로 보여 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하나 씨가 소셜미디어에 모연예인과의 사진도 올렸다고 한다. (마약을 권유했다는 연예인이) 그 연예인 아니냐고 의심할 수도 있는 거다.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다”며 “근거 없는 의혹을 퍼트리는 것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 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에 따르면 수원지법은 6일 오후 6시 51분경 황하나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도주 우려가 있다는 것.
경찰은 지난해 10월 황하나 씨가 마약을 투약했다는 신빙성 있는 목격자의 진술을 확보해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4일 오후 1시 45분경 경기 성남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있던 황 씨를 체포했다. 황 씨는 경찰 조사에서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해 일부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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