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32·KT 위즈)이 최근 강원도를 뒤덮은 화마 피해자들에게 1000만 원의 성금을 냈다. 적잖은 금액을 쾌척했음에도 그는 미안함을 전했다.
4일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풍을 타고 속초 시내까지 번졌다. 하룻밤 사이에 축구장 742개 면적(총 530㏊)의 숲이 사라졌다. 화재발생 14시간여 만에 불길은 잡혔지만, 1명이 숨지고 3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밝혔다. 청와대는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한 데 이어 6일 강원도 산불 피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각계각층에서 이들을 향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 등 대기업은 물론 아이유, 싸이 등 연예계 스타들도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국가대표 3루수 황재균도 화재발생 이튿날인 5일 1000만원을 기부했다. 야구계에서는 이승엽장학재단에 이어 두 번째이자 현역 중 최초다.
황재균은 뉴스를 통해 강원도 화재 소식을 듣고 도울 방법을 찾았다. 에이전트나 구단의 도움 없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전국재해구호협회의 연락처를 직접 구했고, 전화를 걸어 기부 의사를 전했다. 그는 “강원도에 연고는 전혀 없다. 하지만 국가적 재난이자 비극적인 일 아닌가. 연고 여부를 따질 상황이 아니다”라며 “더 많은 금액을 전달하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다. 미약한 금액이지만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된다면 좋겠다”는 진심을 전했다.
황재균에게 선행은 낯설지 않다. 그는 2011년부터 국제 어린이 양육센터를 통해 해외 아동에게 일정액을 기부하는 중이다. 그는 “(금액이 전달되는) 아이의 사진을 꾸준히 받고 있는데 어느새 내 어깨만큼 키가 자란 것 같다. 그 아이가 6살 때부터 후원을 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또한 2014년, 전국적 열풍이 불었던 아이스버킷 챌린지 때 인연을 맺은 승일희망재단에도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인 박승일 전 농구코치를 위한 재단이다.
당초 그는 이러한 내용이 보도되는 것을 쑥스러워했다. 그는 “운이 좋게도 고액 연봉을 받으며 좋아하는 야구를 하고 있다. 내 능력이 닿는 한 여러 사람들을 돕는 게 맞다”며 “앞으로도 내 손길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도움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황재균은 지난 시즌에 앞서 KT와 4년 총액 88억 원의 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다. 상상하기 힘든 큰 돈을 벌게 됐지만, 이와 선행은 별개다. 황재균의 기부가 귀감이 되는 동시에 경종을 울리는 이유다.
황재균은 6일까지 13경기에서 타율 0.212, 4홈런, 6타점을 기록 중이다. 3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며 내야의 척추를 잡고 있지만 아직 타격 성적은 만족할 수준이 아니다. 황재균은 “결과가 안 좋긴 해도 조금씩 밸런스를 찾고 있는 것 같다. 팀이 필요로 한다면 어떤 포지션이든 나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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