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최지광(21)의 각오는 다부졌다. 받은 기회에 보답하고 싶다는 그의 의지는 어느 개인 목표보다도 강했다.
최지광은 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2017년에 데뷔한 3년 차의 젊은 고졸 자원 투수. 그토록 꿈꿨던 프로 ‘1승’이 3년이라는 시간 투자 끝에 이뤄졌다.
감격적인 기록이라 할 수 있지만, 정작 최지광 본인은 첫 승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도 “기분은 좋았다. 그러나 타자들이 점수를 잘 내준 덕분이다. 운이 좋았다”는 담담한 답이 돌아왔다.
최지광은 데뷔 때부터 첫 승을 거두기까지,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프로 생활을 경험했다. 삼성 등번호 ‘21’로 시작한 그의 첫 해는 그야말로 스포트라이트를 온몸에 받는 해였다. 당시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상대로 호투하며 많은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자신의 등번호를 감당할 진정한 ‘후계자’라는 말도 조심스럽게 나왔었다.
그러나 정작 시즌에 들어가자 다른 시나리오가 전개됐다. 최지광은 그해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48을 기록하며 뜨거운 프로의 맛을 봤다. 2018년에도 6경기에서 11.42로 크게 부진했다.
이에 대해 최지광은 “2017년과 2018년에는 솔직히 내가 많은 기회를 받은 해다. 신인 급에서는 상당히 많은 경기에 나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회를 주시는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구단에 감사했다. 하루 빨리 그에 보답하고 싶었다. 자리를 잡아 1군에 계속 머물고 싶은 마음이다”고 말했다.
올 시즌에는 삼성의 여러 불펜투수들 가운데서도 순항중이다. 6일까지 6경기에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08을 마크 중이다. 멀티이닝을 소화한 경기도 있어 불펜에서 여러모로 요긴하게 쓰이는 자원이다.
최지광은 “시즌 초반이지만 결과가 계속 좋기 때문에 매우 만족스럽다. 그러나 숙제는 여전히 많다. 우선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더 완벽하게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오랜 시간 끝에 거둔 소중한 결실에도 최지광은 더 뒤인 미래를 보고 있었다. 앞으로 던질 공이 더 많은 그의 앞날이 더욱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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