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신임 이사 후보로 반(反)연준 성향 보수인사인 허먼 케인(73) 전 공화당 대선경선 후보를 사실상 지명하면서, 케인 지명자가 혹독한 검증 과정을 돌파할 수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신임 이사로) 케인을 추천했다”며 “훌륭한 남자, 훌륭한 사람, 내 친구”라고 말했다. 이어 “케인은 걸출한 인물, 진심으로 뛰어난 인물”이라며 “매우 잘해낼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케인이 하루전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에서 백악관이 의회에 자신의 인준안을 제출하기 이전에도 백악관 자체의 까다로운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케인은 동영상에서 “(백악관 관리들은 ) 지난 50년에 걸친 당신 정보를 엄청나게 많이 수집해야 한다. 당신의 백그라운드, 가족, 친구들, 애완동물들에 관한 정보들을 수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다양한 일을 해왔기 때문에 관련 정보를 수집하기가 좀더 ‘번거스러울 것(more cumbersome)’이라고 경고하기까지 했다.
그는 또 “내가 이런 (검증)과정을 통과할지 여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만약 내가 통과하지 못한다면 실망하게 될까? 아니다. 만약 통과하면 흥분되고 영광스러워 할까? 그렇다”고 말했다.
케인은 동영상에서 지난 2011년말 대선유세 기간동안 논란이 됐던 성추행 건에 대해도 언급했다. “그 때는 내가 설명할 기회가 없었는데 지금은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시에는 사람들이 (나를 성추행범으로)비난한 이들의 말을 믿기에 너무 바빴다”고 주장했다.
케인은 2011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자신이 1997년 내셔널 레스토랑 협회장으로 근무할 때 일자리를 구하러 온 여성을 성추행을 했다는 주장은 완전히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논란이 확산되자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물러났다. 트럼프는 당시 성추행 설을 ‘마녀사냥’으로 비난하면서 케인 편을 들었다.
한편 사안을 잘아는 소식통은 WSJ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4일 발언에도 불구하고 백악관 내부의 케인 검증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검증이 다 끝나기 전까지는 공식적으로 케인이 지명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케인은 1980~1990년대에 패스트푸드업체 ‘갓파더스피자’ 회장 겸 최고경영자 출신으로 성공했다. 1992~1996년 캔사스시티 연준 이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지난 2011년에는 공화당 대선경선 후보로 나서서 예비투표 등에서 선두에 오르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맞설 흑인 후보로 돌풍을 일으켰지만 갖가지 성추문으로 결국 대선가도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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