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적자에 허덕이는데도 연봉을 10% 이상 올려 받은 경영진이 지난해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내 상장사의 5억 원 이상 고액 보수 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회사가 적자 전환됐거나 적자가 늘었는데도 연봉이 10% 이상 늘어난 임원은 11개사 14명이었다.
연봉이 가장 많이 오른 임원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었다. 박 회장은 지난해 기본급 24억1500만 원과 상여금 25억7000만 원, 자녀 학자금 1100만 원 등 49억9600만 원을 받아 전년도(31억9900만 원)보다 보수가 56.2% 늘었다. 지난해 두산은 340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적자로 전환했다.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일반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2017년 8400만 원에서 지난해 7900만 원으로 줄었다.
KCC는 지난해 231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 하지만 이 회사 정몽진 회장과 정몽익 사장 형제의 연봉은 18억6600만 원과 14억100만 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5.3%, 35.1% 늘었다. 대한항공도 지난해 영업이익(6403억 원)이 31.9% 줄고 1857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조원태 사장의 보수는 5억8300만 원으로 16.2% 늘었다. 조 사장의 부친으로 최근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한 조양호 회장도 지난해 31억3000만 원을 받아 보수가 9.0% 올랐다. 감사의견 ‘한정’ 사태로 퇴진한 박삼구 금호산업 회장도 지난해 연봉이 7억5000만 원으로 11.6% 늘었지만 회사는 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적자로 전환했다.
이 밖에 LG디스플레이, LG상사, 코스모화학, 롯데쇼핑 등도 지난해 적자로 전환됐거나 적자가 커졌지만 연봉이 10% 이상 오른 임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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