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선거… 야당과 접전 벌이자 40만명 거주 서안 주권확장 언급
5선 고지 위한 지지층 결집 나서… 모디도 총선 앞두고 안보이슈 부각
파키스탄과 분쟁후 지지율 치솟아
9일 총선을 치르는 이스라엘과 11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총선을 실시하는 인도에는 닮은 점이 많다. 두 나라 모두 보수 정당이 집권 중이며 얼마 전까지 지지율 하락에 고심했다가 반전의 기회를 만든 것이다. ‘스트롱맨(강한 지도자)’으로 불리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외부 갈등을 이용해 지지층을 결집하면서 판세 뒤집기에 나섰다.
네타냐후 총리는 6일 현지 채널12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서 주권을 확대할지를 묻자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주권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안지구는 1967년 이스라엘이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뒤 점령했으며 정착촌이 건설돼 이스라엘 주민 40만 명 이상이 살고 있다. 이런 언급은 서안지구 정착촌을 확대한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부터 부패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며 재선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최근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시리아 골란고원 등 민감한 영토 문제에서 강경 노선을 추구하며 아랍국가들의 반발을 샀지만 결국 이런 갈등이 보수 지지층을 모으는 데 주효했다. 이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정착촌은 불법이고 제거될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5일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선거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집권 리쿠드당은 베니 간츠 전 이스라엘 육군참모총장이 이끄는 중도야당 연합 블루앤드화이트에 근소하게 밀리거나 박빙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스라엘 TV 채널13은 리쿠드당과 블루앤드화이트가 28석씩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 정당이 비슷한 의석을 확보하면 리쿠드당이 다른 보수정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해 네타냐후 총리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5선 총리 고지에 오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의 든든한 후원자이다. 지난해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겼고, 지난달에는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 영유권을 공식 인정해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공화당-유대인 연합 모임’에서 골란고원의 이스라엘 영유권 인정은 짧은 ‘역사수업’을 받은 뒤 “신속하게 결정했다”고 뒷 얘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달 초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을 만나 브라질대사관을 2022년까지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는 약속도 받아냈다.
모디 인도 총리 역시 외부 갈등을 활용해 내부를 단속하고 있다. 6일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모디 총리에 대한 지지율은 최근 파키스탄과의 군사 갈등 이후 다시 치솟았다. 3월 말 1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43%의 유권자가 모디를 총리로 원한다고 밝혔다.
9억 명의 유권자가 6주 동안 연방 하원의원 500명을 뽑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 국민당(BJP)은 높은 실업률, 농산물 가격 하락 등으로 지지율이 떨어져 표심 모으기에 부심해야 했다. 실제로 BJP는 지난해 12월 ‘텃밭’으로 꼽힌 마디아프라데시 등 3곳의 주 의회 선거에서 참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모디 총리는 안보 이슈에 승부수를 던졌다. 2월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지인 카슈미르 지역에서 자살 폭탄 공격으로 인도 경찰관 40여 명이 숨지자 파키스탄을 배후로 지목하며 이례적으로 전투기 12대를 동원해 공습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인공위성을 격추하는 미사일 시험에 성공하는 등 애국심을 자극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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