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동부 군벌 리비아국민군(LNA)이 수도 트리폴리 진격을 선언한 지 이틀 만에 최대 공항인 트리폴리 국제공항을 점령했다. LNA가 유엔 등 국제사회의 비판을 무시하고 수도에 진격하면서 확전 가능성까지 예상되고 있다.
A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칼리파 하프타르 LNA 사령관은 6일 “트리폴리 국제공항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선언했다. 리비아 북서부 트리폴리는 유엔의 지원으로 구성된 리비아 통합정부(GNA)가 통치하고 있는 지역으로 트리폴리 공항과 약 50km 떨어져 있다. LNA는 트리폴리 남부 와디엘라베이아 지역도 차지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4일 하프타르 사령관은 LNA에 트리폴리로 진격하라고 명령했고 이날 저녁 트리폴리 외곽 40km까지 접근했다.
GNA는 공습으로 대응했다. 파예즈 알 사라지 GNA 총리는 6일 TV 방송에서 “우리는 평화를 위해 손을 내밀었으나 하프타르 사령관이 뒤통수를 쳤다”며 “힘과 투지로 맞서겠다. 이 전쟁은 승자 없는 전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LNA 대변인은 4일부터 이틀간 LNA 병사 14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리비아는 2011년 민주화 시위 ‘아랍의 봄’으로 독재자 무아마르 알 카다피가 축출된 뒤 군벌이 난립하며 단일 정부를 세우지 못했다. 현재 GNA는 수도 트리폴리 등 북서부 일부만 통치하고 카다피를 따르던 군부를 규합한 하프타르 사령관은 동부 등 국토의 3분의 2를 장악하고 있다. 유엔 등 대부분 국가들은 GNA만 합법 정부로 인정하고 있으나 하프타르 사령관은 정권을 잡기 위해 사라지 총리와 경쟁하고 있다.
주민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AFP는 트리폴리 시내 주유소와 슈퍼마켓에 식량과 휘발유를 비축하려는 시민 행렬이 줄을 이었다고 전했다. 시민 파리다 씨는 AFP에 “이 공습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 어린이를 키우려면 음식 등 모든 것들을 저장해 둬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사회도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5일 각각 성명을 내고 “모든 군사활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5일 하프타르 사령관을 직접 만나 중재를 시도했다. 반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6일 “리비아인이 스스로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개입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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