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선고기일 확정…주심 재판관 퇴임 직전인 11일 유력
7년 전과 달라진 헌재 구성과 사회 분위기…‘결정 바뀔까’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판단이 이르면 금주에 나올 전망이다. 형법상 낙태 처벌 조항에 대한 선고가 곧 이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이날 오후 오는 11일 예정된 선고기일에 낙태죄 처벌 조항의 심판을 포함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아직 정확한 기일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헌재가 오는 18일 서기석·조용호 헌법재판관 퇴임을 앞두고 11일 특별 선고기일을 열기로 한 만큼 낙태죄 헌법소원 심판 선고도 포함될 것으로 유력하게 점쳐진다.
주요 사건들의 경우 퇴임 예정인 재판관들이 임기를 마치기 전에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는 점, 새롭게 재판관들이 교체될 경우 또다시 오랜 기간 심리가 이어져야 한다는 점도 11일에 낙태죄 결론이 날 것이란 전망에 힘을 더하고 있다.
특히 낙태죄 헌소 사건의 주심인 조 재판관이 퇴임 전 낙태죄와 관련한 선고를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가 선고하는 이번 헌법소원은 2017년 2월 의사 정모씨가 제기한 것으로, 형법 제269조 제1항(자기낙태죄)과 형법 제270조 제1항(동의낙태죄)에 대해서다.
형법 제269조 제1항은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형법 제270조 제1항(동의낙태죄)은 ‘의사 등이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헌재는 지난 2012년 8월 이들 조항에 대해 재판관 4대4 의견으로 합헌으로 결정했다. 합헌 결정 이유는 태아도 생명권이 인정돼야 하고, 낙태를 처벌하지 않으면 생명경시 풍조가 확산되며, 불가피한 사정엔 낙태를 허용해 여성 자기결정권 제한이라 볼 수 없다는 점 등이었다.
다만 헌재 구성이 당시와 완전히 달라져 이번엔 결정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유남석 헌재소장과 이은애 이영진 재판관은 관련 조항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이석태·김기영 재판관은 특별한 입장표명은 없었으나 진보성향으로 분류된다. 헌재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재판관 2명이 동시근무 중인 점도 주목된다.
여성만 처벌하는 낙태죄 규정을 폐지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헌재는 우선 핵심 쟁점인 여성의 자기운명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에 대한 우선순위를 살필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 간 비교우위와 원치 않은 임신이 당사자인 여성 삶에 미치는 영향,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 결과, 여론 등을 고려해 결론을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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