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구속’ 성창호 부장판사 인신공격 등 겨냥한듯
“무너진 국민신뢰 되찾으러면 공정재판 외 방도 없어”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부 신뢰 회복을 위한 방도로 ‘좋은 재판’을 거듭 강조하며 판결 결과와 관련해 특정 판사를 향한 비난이 이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김 대법원장은 8일 경기 고양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제3기 전국법관대표회의 1차 정기회의에 참석해 “재판 결과에 따라 일부에서 제기하는 법관 개인의 신상이나 성향에 대한 근거없는 공격은 공정한 재판을 위한 법원 노력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법농단’ 의혹 사태를 계기로 판사들에 대한 인신공격 등 비난수위가 높아지는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지난 1월 1심 선고 당시 법정구속한 성창호 부장판사는 김 지사 지지자뿐 아니라 여당의 비난을 받았고, 김 지사 2심 재판을 맡은 차문호 부장판사도 공격을 피하지 못했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구속영장을 기각한 박정길 서울동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자유한국당의 공격대상이 됐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가 무너진 국민 신뢰를 되찾고 역사적·헌법적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려면 결국 우리 스스로 공정하고 충실하게 재판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꾸준히 보여드리는 길밖에 다른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진정한 의사는, 법원이 어떠한 사회세력이나 집단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아니한 채 헌법의 명령에 따라 오직 법률과 양심에 의해 공정하게 판단해줄 것이라는 데에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농단’ 의혹 사태와 관련해선 “과거를 스스로 고백하고 진실규명과 제도개혁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자평하며 “미래를 위한 진심과 노력을 국민도 이해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사법행정을 재판지원이라는 본연의 자리로 되돌리기 위해 기울인 많은 노력은 과거의 잘못을 탓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오직 ‘좋은 재판’이라는 사법부의 사명을 위한 미래의 토대를 만들기 위함”이라며 “과거에서 배운 교훈을 밑거름삼아 미래를 봐야할 때”라고 밝혔다.
또한 “‘좋은 재판’은 법원이 국민을 위해 은혜적으로 베푸는 것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신성한 헌법적 책무”라며 “주권자인 국민이 바라는 ‘재판 잘하는’ 법원으로 나아가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변화를 두려워해선 안 된다”며 “저는 법원이 국민이 바라는 법원으로의 변화를 스스로 이끌 힘이 있다고 굳게 믿는다. 변화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여러분과 함께 그 변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대법원장은 전국 대표판사들에게 “‘좋은 재판’을 실현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토론해달라”며 “내부의 직급별, 세대별 이해관계나 직역이기주의로 보일 수 있는 좁은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버려야 할 낡은 관행이 없는지도 살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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