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가 마침내 ‘부산 시대’를 열어젖힌다. WKBL 신생 구단 ‘부산 BNK 썸’이 8일 부산시청에서 창단을 선포하고 새로운 바람을 예고했다.
BNK 썸은 지난 2018~2019시즌 WKBL이 위탁 운영한 수원 OK저축은행(구리 KDB생명의 후신)을 부산 연고 여신전문 금융회사 BNK금융그룹의 자회사 BNK캐피탈이 인수하는 형태로 창단됐다. 새 농구단 명칭인 썸은 BNK금융그룹이 운영하는 모바일 뱅킹 ‘썸뱅크’에서 따왔는데 신생 구단으로서 농구팬들과 ‘썸(연인관계로 발전하기 전 교감을 나누는 과정)’을 타며 여자프로농구의 붐을 일으키겠다는 중의적인 의미도 담았다.
● BNK 썸 “새 바람 일으키겠다”
이번 창단으로 WKBL은 사상 처음 부산 시대를 열게 됐다. 1998년 출범 이후 부산은 물론 경상권 지역에는 여자프로농구단이 단 한 차례도 운영된 적이 없던 만큼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BNK 썸은 금정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날 창단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73)은 “새 바람을 일으켜 부산 지역 농구팬들의 사랑을 받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부산을 연고지로 사용하는 만큼 지역 여자농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도 힘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연고지 협약을 맺은 오거돈 부산시장은 “350만 부산 시민을 대표해 신생 구단 창단을 환영한다. 부산에는 이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프로농구 부산 KT의 뒤를 이어 여자프로농구단까지 생겼다. 스포츠 도시로서의 명성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WBKL 6개 구단의 연간 평균 운영비는 40~50억 원가량으로, BNK 썸은 창단 구단인 점을 감안해 새 2019~2020시즌 50억 원 이상의 운영비를 투입할 계획이다. WBKL 관계자는 “이달 24일 WKBL 총회가 열린다. 구단주들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BNK 썸의 회원 승인이 확정된다. 정식 회원으로 인정받게 되면 29일 첫 선수단 소집이 있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유영주 창단 감독 “소통하는 농구 펼치겠다”
창단 사령탑을 맡은 주인공은 국가대표 및 WKBL 레전드로 자리매김했던 유영주 감독(48)이다. 2+1년 계약(연봉 등 구체적인 대우는 미공개)을 체결한 유 감독은 역시 WKBL에서 활약한 최윤아(35)와 양지희(36)를 신임 코치로 선임하며 지도자 구성을 마쳤다. 코칭스태프 전원이 여성으로 구성된 적은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이다.
2013~2014, 2014~2015시즌 구리 KDB생명 코치를 역임한 뒤 4년 만에 코트로 복귀한 유 감독은 “현역 시절 국제대회를 나가보면 코칭스태프가 여성으로만 구성된 나라들을 자주 봤다. 나에겐 로망과도 같았다. 다만 많은 분들께서 기대와 우려를 하고 계신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는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어 “코칭스태프는 물론 선수들과도 ‘소통’을 많이 하고 싶다. 현재 선수단의 평균 연령이 낮은 만큼 자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선수들을 이끌겠다”고 지도 철학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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