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야구 구단에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던 한 독립 야구단이 연고지의 무관심으로 해체될 위기에 놓였다. 창단 2년 만에 프로 선수 6명을 배출한 ‘파주 챌린저스’의 이야기다.
파주 챌린저스는 지난 2017년 창단한 독립구단이다. 지난해 한국독립야구연맹(KIBA) 드림리그에서 17승 3무 4패로 승률 0.810을 기록, 연천 미라클과 서울 저니맨 등을 제치고 조기에 우승을 확정지은 독립리그의 강자다.
선수 개인을 들여다봐도 우수한 자원이 많다. 파주 챌린저스는 창단 때부터 현재까지 무려 6명의 선수를 프로 구단에 보냈다.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고, 다시 한 번 도약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기회의 땅’으로 불렸던 곳이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의 선발투수로 활약했던 현도훈이 그 중 한명이고, 현재까지도 베어스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김호준도 챌린저스 출신이다. 올해 비선수 출신으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신인투수 한선태도 파주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이다.
프로로 가는 선수들이 짧은 주기로 계속 나오기 시작하자 여러 구단들의 스카우트들도 조금씩 챌린저스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무보수로 선수들에게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양승호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역할이 컸다. 양 감독은 선수단의 겨울철 제주도 전지훈련 비용 상당 부분을 스스로 부담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청년들의 꿈을 도왔다. 선수들의 영상을 직접 찍어 발품을 팔아가며 각 구단 스카우트들에게 보이기도 한 지도자다.
그러나 정작 연고지인 파주시는 챌린저스의 행보에 아무런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창단 때만해도 시장이 직접 나서 지원을 약속했지만, 지금 와서는 “아무런 지원 근거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난 2년간 ‘파주 챌린저스’라는 구단 명으로 시 홍보에 적극 나섰던 구단은 철저한 외면 속에 미래 없는 현재만을 살고 있다.
파주 챌린저스의 운영을 맡고 있는 이춘기 이사는 선수들의 꿈이 이대로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개인 사비 3억 원을 들여 이제까지 구단 운영에 보탰다. 실낱같은 희망으로 파주시의 마지막 지원을 기다리고 있지만 되돌아오는 답은 절망뿐이다.
이 이사는 “이재홍 당시 파주시장으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약속받았으나 현 최종훈 시장이 오고서부터는 ‘실무진과 협의해보라’는 의미 없는 말만 계속 되풀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원 근거가 없다’는 말에 파주시의회도 찾아가 봤다. 시의회는 조례 개정 등으로 우리를 지원해줄 방법을 찾고 있는데, 정작 시에서 움직임이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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