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패배 정몽규 “중동세력에 반대 목소리 낸 게 낙선 원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4월 8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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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과 아시아축구연맹(AFC) 부회장 선거에서 모두 고배를 마신 것과 관련, “중동 세력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게 낙선 원인”이라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마련한 ‘국민과 함께하는 한국축구 정책보고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정 회장은 “현재 AFC에는 중동 세력 쪽으로 많이 편향돼 있다”면서 “그 힘이 아시아축구발전을 위한 건전한 방향이면 좋겠으나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반대 목소리를 내왔는데, 그게 낙선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시아축구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6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29회 AFC 총회에서 5명을 선출하는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 나섰으나 7명의 출마자 가운데 6위에 그쳐 연임에 실패했다. AFC 부회장 선거에서도 졌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현재 AFC는 카타르를 위주로 한 세력이 강하다. 이번 선거에서도 그들과 친한 쪽이 거의 당선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축구는 카타르보다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리미트(UAE) 쪽에 가깝다.

정 회장은 축구계 안팎에서 우려하는 축구외교 위축과 관련해 “패하기는 했지만 (내가 직함을 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FIFA 대회에서 우리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이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유소년 육성체계를 더 튼튼히 하고,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보다 잘 만드는 게 (내가 떨어진 것보다) 중요하다”면서 “FIFA 평의회 위원에 선출되지는 못했지만 다른 아시아축구협회장들과의 관계는 잘 구축돼 있다. 앞으로 기회가 주어지면 얼마든지 한국축구의 외교력을 복구할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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