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투 건강 먹방의 마지막 회로 충북대병원 소화기내과 한정호 교수, 국내 섭식장애 전문가인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율리 교수와 함께 먹방과 관련한 다양한 질환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먹방을 보다 보면 정말 끝까지 보게 된다. 정신의학적으로 왜 그런가?
▽김율리 교수=먹방은 사람의 뇌 앞부분에 만족을 관장하는 보상중추를 활성화시킨다. 이를 통해 대리만족감, 보상심리를 충족시킨다.
▽이 기자=대리만족이면 나쁘다고 할 수 있나?
▽김 교수=먹방에 굉장히 취약한 사람들이 문제다. 가령 지금 다이어트 중이거나 특히 비만, 폭식증, 거식증 등 섭식장애를 앓는 경우 음식에 대한 뇌의 보상중추가 쉽게 활성화된다. 먹방을 본 뒤 바로 먹는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
▽이 기자=먹방 하는 사람들 중엔 비교적 날씬한 분들도 있다.
▽한정호 교수=의학적으로 가능하다. 실제로 많이 먹지만 구토로 음식 소화를 막는 것이다. 또 밴쯔와 같은 유명 먹방러는 하루에 8∼10시간씩 고강도 운동을 해서 먹은 것을 다 소모한다. 이외에 먹방 하는 날만 많이 먹고 나머지는 계속 칼로리를 소모하는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다. 모두 건강엔 해로울 수 있다.
▽이 기자=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살이 빠지지 않나?
▽한 교수=맞다. 기생충에 감염됐거나 에너지를 소비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이거나 만성 소모성 질환인 결핵 또는 암 같은 경우가 그렇다. 특히 살쪘다가 갑자기 홀쭉해지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경우 당뇨병이 대표적이다. 몸에서 흡수가 안 돼 급격하게 살이 빠진다.
▽김 교수=거식증 환자는 대개 체중이 극도로 젝게 나간다. 구토를 하거나 하제(설사를 하게 하는 약) 같은 것들을 남용하기 때문이다. 구토는 뇌의 보상체제를 와해시켜 점점 배고픔과 배부름에 대해 둔감하게 만들어 폭식을 조장한다. 반면 하제는 점점 장 운동을 마비시켜서 심한 변비나 심하면 장 마비, 장 폐색까지 생길 수 있다. ▽한 교수=위의 크기가 유전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한번에 폭식을 하면 다음 번에 위가 포만감을 느끼려면 그만큼 또 먹어야 한다. 폭식이 계속 반복되면 위가 점점 늘어난다. 위는 탄력이 좋은 근육이다 보니 여성의 경우 자궁이나 난소가 있는 골반까지 위가 늘어지는 경우도 있다. 해부학적인 문제 외에도 비만, 고혈당,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등 내과적인 문제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김 교수=폭식증과 거식증 두 질환 다 정상적인 식사로 회복시키는 게 치료다. 폭식증 환자의 경우 체중과 체형에 대해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심리치료를 같이한다.
▽한 교수=일반인이 프로 먹방러처럼 많이 먹더라도 운동해서 살을 빼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먹방 하는 분들은 1만∼2만 Cal를 먹는데 이를 운동으로 소모하려면 계단만 몇만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수준이다. 따라서 가끔 즐겁게 보는 것은 좋지만 함부로 따라하다가는 큰 병이 생길 수 있다.
▽김 교수=먹방을 보면 재미있고 쾌락을 느낄 수 있는 측면은 있지만 섭식장애가 있는 사람은 피하는 게 좋다. 또 먹방을 보면서 나도 따라해야지 하면서 먹다가 혹시라도 구토나 변비약을 남용하면 굉장히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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