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과 설경구가 주연한 영화 ‘생일’이 개봉 2주차에 1위로 반등했다. 작품의 진정성에 공감한 관객의 선택 덕분이다. 입소문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징표이기도 하다.
‘생일’(제작 나우필름·영화사 레드피터)이 3일 개봉해 2주째에 접어든 8일 박스오피스 1위(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처음 올랐다. 9일에도 1위 자리를 지켰다. 전반적인 극장 관객 감소세 속에 이날 현재 누적 관객은 45만 명에 불과하지만, 같은 날 개봉한 할리우드 히어로물 ‘샤잠’에 밀려 줄곧 2위에 머물다 호평에 힘입어 순위 역전한 사실은 눈여겨볼 만하다.
‘생일’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그 이웃의 이야기다. 연출자 이종언 감독이 유가족 심리치유센터인 ‘이웃’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지켜본 이야기를 시나리오에 담아 완성했다. 유가족의 이야기이지만 한편으론 뜻하지 않은 사고와 재난으로 소중한 사람을 잃은 이들까지 함께 아우르면서 애도를 표하는 작품이다.
개봉을 앞두고 여러 시선을 받기도 했던 ‘생일’은 작품 공개 뒤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상처와 아픔이 여전한 사건을 영화로 옮기는 작업에 대한 일부 우려도 나왔지만, 개봉 이후 희생자를 위로하고 남은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메시지에 공감하는 의견으로 모이고 있다.
특히 개봉 2주째에 순위 역전한 것은 그만큼 입소문이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다. 실제로 관객 평가 가운데 ‘마냥 슬플 줄 알았지만 따뜻한 메시지가 와 닿았다’는 등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영화를 보러 가기까지 힘들지라도, 보고 나면 주위에 권하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는 주연배우 전도연의 바람도 서서히 통하고 있다.
입소문에 힘입은 순위 반등, 예매율 1위 등에 따라 ‘생일’은 그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투자배급사 NEW 관계자는 9일 “첫 주와 비교해 관객 감소 폭이 거의 없다”며 “학교나 직장 등 단체관람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