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손경환]도시재생 전문인력을 기르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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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환 LH 토지주택연구원장
손경환 LH 토지주택연구원장
2013년 도시재생법이 제정됐고, 선도사업으로 시작한 도시재생사업이 6년째에 접어든다. 현 정부는 도시재생뉴딜 정책을 도입해 2017년 12월에 시범사업 68곳, 2018년 8월에 신규사업 99곳을 선정하는 등 도시재생사업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도시재생은 언론에서도 쉽게 접하는 일상적 표현이 됐다. 하지만 도시재생사업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도시재생은 과거 주거공간을 대상으로 하는 재개발, 재건축과 같은 개발 방식과는 달리 공간혁신, 문화, 복지, 일자리 등을 아우르는 사람 중심 사업이다. 기존의 도시개발과는 달리 도시재생은 융·복합적 소양과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의 역할과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도시재생 전문가는 지역주민과 대화하고, 행정과 협치하고 사업을 관리하는 코디네이터다. 도시재생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도시계획, 건축, 조경, 교통, 지역 경제 등의 분야를 넘나들면서 주민 참여를 이끌어 나갈 역량과 유연한 사고를 가진 전문가가 필요하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도시재생 전문인력의 수요는 최대 8000명이라고 한다. 하지만 도시재생사업을 주도하고 이끌어갈 전문인력은 현실적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지금도 LH 도시재생지원기구, 지자체 도시재생대학 등이 도시재생 전문인력 양성 교육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나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미흡하다. 이와 함께 대학 등 전문 교육기관이 부족하고 전문가의 자격을 인정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다. 이렇다 보니 현장에서 필요한 도시재생 전문인력을 적기에 채용하기에는 구인난이 심각한 수준이다.

도시재생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보다 큰 틀에서 멀리 내다봐야 한다. 먼저 도시재생 전문인력의 체계적인 양성을 위한 도시재생 교육기관을 인증하고 지원해야 한다. 도시재생 전문인력 양성에 대해 중앙정부가 대학 및 공공기관, 도시재생지원센터 등과 연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둘째, 도시재생 전문인력 교육을 받은 전문가를 도시재생 전문가로서 인정하기 위한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 도시재생 전문인력으로 양성된 전문가뿐만 아니라 기존의 도시계획, 건축 등 관련 전문교육을 받은 전문가들을 도시재생 전문가로서 자격을 어떻게 인증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도시재생 전문인력이 중앙정부, 지자체, 공공, 민간, 활동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전문가로서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생태계에서 도시재생을 새로운 일자리, 직업으로 인정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도시재생 전문가는 도시재생사업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구슬을 꿰어 지역사회의 발전과 삶의 질을 높이는 성과를 만들어 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도시재생 전문인력의 체계적인 양성은 도시재생사업의 원활한 추진은 물론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손경환 LH 토지주택연구원장
#도시재생사업#재개발#도시재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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