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떠난 한화 토종 마운드… 2015년 안영명 빼곤 ‘고만고만’
장, 2일 LG전 깜짝 출격해 승리… 7일 롯데전도 6이닝 1실점 이어가
한화의 숙원은 믿음직한 ‘토종 선발투수’ 찾기다. 2012년까지 활약한 에이스 류현진(32·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로 떠난 뒤 ‘선발 10승’은 2015년 안영명(35)이 유일했다. 지난해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지만 5회까지도 제대로 버티지 못하는 토종 선발투수는 한화의 아킬레스건이었다. 1년 차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한용덕 한화 감독은 “올 시즌 확실한 토종 선발투수를 만들겠다”며 박주홍(20), 김성훈(21) 등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한화의 숙원은 자라나는 미래들이 아닌 ‘10년 차’ 장민재(29·사진)가 이뤄줄 모양새다. 선발, 구원 등 보직을 가리지 않고 팀이 필요할 때마다 나와 ‘마당쇠’로 불리는 장민재는 시즌 개막을 불펜투수로 맞이했지만 선발 로테이션이 한 바퀴 돈 뒤, 플랜B가 가동되며 2일 LG전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다. 갑작스러운 출격이었지만 5이닝 1자책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한화 토종 선발승을 거뒀다.
행운만은 아니었다. 7일 롯데를 상대로 한 두 번째 선발등판에서는 보다 안정감 있는 모습을 선보이며 데뷔 첫 완투승(6이닝 1실점)을 거뒀다. 강우콜드게임이 되는 행운이 따랐지만 비로 경기가 약 1시간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발휘했다. 선발 등판 성적표는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64로 에이스 부럽지 않다.
선발 호투의 비결로 장민재는 “현진이 형 덕”이라고 꼽았다. 시즌 전 그는 류현진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류현진을 벤치마킹하며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MLB)에서 재미를 본 ‘류현진표 커터’ 등도 전수받았다. 장민재는 “아직 커터는 내 것으로 못 만들었지만 어깨 부상을 극복하고 돌아온 현진이 형의 ‘간절함’을 직접 보며 나도 정신적으로 강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민재는 9일 등판에서 갑작스러운 부상을 당한 자신의 은인 류현진에 대해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장민재는 “팀의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선발투수로 남아 있겠다”며 시즌 목표도 새로 잡았다. 그는 “그동안 타자들에게 많이 ‘털려보며(맞아보며)’ 상대하는 법도 체득했다”며 “항상 9회까지 책임진다는 마음가짐으로 마운드를 지키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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