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2020년으로?…EU “英의 ‘짧은 연기’ 제안 거부”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10일 0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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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스크 "英 분열 심각…6월까지 합의안 비준 힘들어"
EU 관계자 "2020년 3월, 혹은 12월 브렉시트 검토"

유럽연합(EU)은 6월30일까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연기해 달라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제안을 거부했다. 6월까지 영국이 브렉시트 합의안 비준을 처리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대신 최대 1년간 브렉시트를 미뤄 2020년 3월까지 영국이 EU 회원국 지위를 유지하는 방안을 EU 정상회의 안건으로 제시했다.

9일(현지시간) 가디언는 메이 총리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까지 만나며 물밑 작업을 했으나 EU가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날 메이 총리는 낮 12시께 독일 베를린에서 메르켈 총리를, 오후 6시께 프랑스 파리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는 분주한 일정을 소화했다.

메르켈 총리와의 회담이 끝난 직후 영국 총리실 측은 “영국의 질서 있는 EU 탈퇴가 중요하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독일 dpa 통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 자리에서 “브렉시트를 2020년 초까지 연기 가능할 것”이라는 EU의 입장을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자세한 회담 내용은 언급을 피했다.

“짧은 연기는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혀 온 마크롱 대통령과의 회담 역시 비슷한 분위기였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메이 총리는 기자들 앞에서 미소를 지으며 기념 촬영을 했을 뿐 회담과 관련된 성명은 발표하지 않았다.

9일 밤에는 EU 특별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심야 EU 대사 회의가 열렸다. 한 EU 외교관은 “EU 측이 고려하고 있는 브렉시트 일자는 2020년 3월말, 혹은 2020년 12월 말”이라며 회의 결과를 귀뜀하기도 했다.

투스크 의장도 이날 회원국 정상들에 서한을 보내 “지금까지의 경험뿐 아니라 (영국) 하원의 깊은 분열을 고려했을 때 6월 말까지 (브렉시트 합의안) 비준 절차가 완료될 수 있다고 믿을 만한 근거는 없다”고 했다.

이어 “(6월30일까지의 연기를) 허가하는 것은 또 다른 짧은 연기와 EU 긴급정상회의의 위험을 증가시켜 새로운 벼랑 끝으로 몰고 갈 것이다”고 주장했다.

투스크 의장은 “이는 앞으로 몇 달 동안 EU27의 사업들에 그림자를 드리우게 된다. 계속되는 불확실성은 우리 기업과 시민들에게도 좋지 않다”면서 “또 다시 합의안이 부결된다면 ‘노딜’ 브렉시트의 위험이 온다”고 경고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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