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리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의 싸움이 3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계속되고 있다. 싸우는 무대는 ‘부동산’에서 ‘정치권’으로 옮겨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싸움 방식은 그대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두 사람의 싸움은 지난 1985년에 시작됐다. 당시 뉴욕 맨해튼의 부동산 거물이었던 트럼프은 맨해튼 서부 지역의 옛 철도 부지를 매입해 대형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프로젝트에 따르면, 7600여채의 아파트와 75층짜리 빌딩 6채, 150층짜리 고층 빌딩, 방송국과 쇼핑몰, 76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 등이 들어설 계획이었다. 트럼프는 이 프로젝트를 ‘텔레비전 시티’라 부르며 이곳이 미국 도시에서 가장 위대한 곳이 될 것이라 말하는 등 엄청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그의 프로젝트는 지역사회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혔다. 상업화에 따라 혼잡해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자연스럽게 이 지역을 선거구로 두고 있던 내들러 주(州)의원도 물류업종을 보호하기 위해 철도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며 트럼프의 프로젝트에 반대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주거용 건물 20채 등을 건설하며 프로젝트를 강행했다. 다만 계획했던 것에 비해서는 상당히 규모가 축소됐다.
이에 트럼프는 끝까지 자신의 프로젝트를 반대한 내들러 의원을 ‘멍청한 의원’이라고 비난하면서 그의 체격에 대해 “200파운드(약 90kg)는 빼야 될 것”이라고 인신공격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공격은 34년이 지나 대통령이 된 지금에도 계속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다. 그는 지난달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신의 부패 혐의를 조사 중인 내들러 위원장에 대해 ‘뚱뚱한 제리’라고 비난했다. 내들러 위원장은 지난 2000년대 체중감량 수술을 하긴 했지만 여전히 과체중이란 점을 비꼰 것.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의 회담 후 기자들에게 “맨해튼에서 내 인생의 절반을 그와 싸웠다. 나는 매우 성공했다”며 “그러나 내들러는 나와 수년동안 나와 다퉜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도 트위터를 통해 “제리 내들러 의원은 뉴욕 맨해튼 서쪽 지역의 대규모 개발을 두고 수년 동안 나와 싸웠다. 그는 그 일을(대규모 개발) 중단하길 원했다”며 “그는 성공하지 못했고, 그 개발은 매우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내들러 위원장과의 싸움을 떠올리며 그와의 싸움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내들러 위원장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및 부패, 권력남용 혐의와 관련해 81개의 개인과 단체들을 상대로 관련 문서를 요청했다. 게다가 하원 법사위는 지난주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별 검사의 수사 보고서에 대한 소환장 승인 표결을 가결시키는 등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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