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납치(Kidnapping)’ 위험 높은 국가에 K지표 부여
터키, 러시아 등 35개국 신규 지정…북한은 제외
치안 최하 등급 받은 북한 2017년 9월부터 ‘여행 금지국’
미 국무부가 납치 위험성 등 국가들의 치안 수준을 평가하는 새로운 지표를 도입했다. 북한은 ‘납치인질 위험국’으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치안 수준 최하 등급을 받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행 금지국’으로 남게 됐다.
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무부는 이날 해외 국가의 여행 위험성을 나타내는 새로운 보조 지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여행객이 납치(kidnapping)나 인질극을 당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에는 ‘K’라는 표시가 붙여진다. 국무부는 “기존 지표만으로는 여행객들에 대한 증가하는 위협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새로운 보조 지표 도입 이유를 밝혔다.
미 국무부는 국가들에게 치안 수준에 따라 4개 등급을 부여한다. 1등급은 ‘일반적인 주의를 기울일 것’, 2등급은 ‘좀 더 주의할 것’, 3등급은 ‘여행을 재고할 것’, 4등급은 ‘여행을 하지 말 것’ 등이다. 이와 별도로 보조지표도 활용하고 있다. 테러(terror) 발생 위험이 높은 국가에는 ‘T’를 붙이고 범죄(crime)는 ‘C’, 자연 재해(natural disaster)는 ‘N’ 등이 붙는다. 터키와 필리핀, 러시아 등 35개국이 K지표를 받게 됐다.
다만 여행 금지국인 북한은 K지표를 받지는 않았다. 북한에 부여된 보조 지표는 ‘O’로 이 지표는 기존의 지표들이 나타내지 못하는 다른(other) 요소들로 치안 위험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해 12월 “대북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미국 국민에 대한 북한 여행 금지 조치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이번 발표 이후에도 여전히 여행 금지국으로 남게 됐다. 미국은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 이후 2017년 9월부터 북한 여행을 금지해 왔다.
한편 WSJ은 이번 조치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납치 문제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해 11월 해외에 억류된 미국인을 석방하는 데 기여한 사람에게 주는 ‘제임스 폴리 상’에 지명됐다. 하지만 제임스 폴리 재단은 국무부가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다며 이후 폼페이오의 수상을 취소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 언론의 압박으로 수상이 취소됐다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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