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블랙홀 촬영 성공…한국 연구진도 참여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10일 23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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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제왕 '사우론의 눈' 같다"
노벨상 받을만한 업적…아인슈타인 예언 100년만에 '확인'

인류역사상 첫 블랙홀이 촬영된 사진이 10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EHT) 프로젝트 연구팀은 이날 오후 1시(한국시간 오후 10시) 트위터 등 인터넷으로 생중계된 연구결과 발표회를 통해 블랙홀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은 도넛 모양의 노란 빛 가운데 검정색 원형이 정확히 포착됐다. 마치 불에 타고 있는 반지처럼 오렌지색과 노란색이 원형을 이루고 있고 한 가운데 검정색 구멍이 드러났다.

AP통신은 “아인슈타인 박사가 100년전 이론적으로 예견했고, 수십년동안 과학자들이 관측하려고 노력해왔던 빛을 끌어당기는 거대한 괴물이 우리 눈에 들어오는 순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팀은 “우리는 지금 우리가 볼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을 발견했다”며 “우리는 블랙홀을 봤고 사진을 찍었다”고 블랙홀 사진을 공개했다.

하와이 연구팀 제시카 뎀프시 박사는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강력한 화염 ‘사우론의 눈’을 연상시킨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이번 블랙홀 촬영은 미국 하와이, 칠레, 프랑스, 남극 등 세계 9곳에 설치된 전파망원경을 하나로 연결해 만든 사진으로 지난 2012년 출범한 EHT 프로젝트의 연구 성과다.

연구팀에는 한국 과학자들도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천문연구원 소속 연구자 8명이 동아시아관측소(EAO) 산하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JCMT)과 아타카마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간섭계(ALMA)의 협력 구성원으로서 EHT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이 운영하고 있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과 동아시아우주전파관측망(EAVN)도 이번 연구에 기여했다.

과학계에서는 이번 블랙홀 촬영은 중력파 발견에 버금가는 엄청난 사건으로 노벨상을 받을 만한 업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EHT 프로젝트는 빛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을 실제 사진에 담을 수 없기 때문에 블랙홀의 가장자리인 ‘이벤트 호라이즌’을 촬영하기 위한 연구 프로젝트로, 블랙홀의 가장 가까운 경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촬영하는데 주력해왔다.

EHT는 우리 은하계의 한 가운데 있는 궁수자리(Sagittarius)A*와 처녀자리(Virgo) A 중앙에 있는 M87 등 2개의 초질량 블랙홀들을 관찰해왔다.

궁수자리 A*는 지구로부터 약 2만6000광년 떨어져 있으며, 태양에 비해 질량이 약 400만배나 많다. M87은 태양계에서 5400만광년 떨어져 있다.

이날 발표는 브뤼셀 뿐만 아니라 일본 도쿄, 미국 워싱턴, 대만 타이페이, 중국 상하이, 칠레 산티아고, 덴마크 린그비 등 6곳에서 동시 생중계됐고 인터넷으로도 전세계에 실시간 중계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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