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의 독재자 오마르 알 바시르 전 대통령(75)을 축출한 군부가 13일(현지시간) “바시르 정권을 뿌리 뽑겠다(uproot)”며 국민 앞에 ‘적폐청산’을 약속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압델 팟타 알 부르한 수단 과도군사위원장은 이날 방송연설을 통해 “우린 바시르 정권의 경호원이 아니다”면서 “부패 척결과 정권, 그리고 그 상징을 뿌리 뽑기 위해 법과 공약에 따라 국가기관의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르한 위원장 또 “특별긴급법원에 수감된 모든 죄수(정치범)를 석방하고, 의회가 결정한 야간 통행금지 조치도 즉각 해제하라”고 지시했다.
수단 군부가 이처럼 바시르 정권에서 체포된 정치범, 즉 반(反)정부 시위 관련자 전원의 석방을 결정한 건 ‘문민정부로의 권력 이양’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달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부르한 위원장은 “시위 참가자 살해에 연루된 사람들은 정의에 직면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부르한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바시르 철권통치의 ‘행동대장’ 역할을 한 정보기관 수장 살라 압달라 무함마드 살레(살레 고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살레 고시는 이날 사임했다.
수단을 30년 간 통치해온 바시르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아와드 이븐 아우프 국방장관 주도의 군부 쿠데타를 통해 권좌에서 쫓겨났다.
그러나 아우프도 과도군사위원장을 맡은 지 하루 만에 부르한에게 자리를 넘겨주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바시르 정권에 맞서온 수단의 반정부 시위대가 군부를 향해 ‘즉각적인 문민정부 수립’을 요구하며 압박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수단 군부는 앞서 바시르 축출에 따른 혼란을 수습하고 ‘2년 안에 문민정부에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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