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北 경제, 군수공업 비중 작아질 듯…민수로 돌아앉아”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14일 19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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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공업' 자강도당 위원장 김재룡 내각총리로
군수공업 주관 리만건, 당 부위원장으로 이동
"제재 장기전 대안으로 경제 구조개편 단행"
"김정은, 한·미 변화 인지돼야 정상회담 나올 것"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14일 “향후 북한 경제에서 군수공업의 비중이 작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군수공업이 밀집돼 있는 자강도의 당 위원장인 김재룡을 내각총리에 임명하고, 군수공업을 주관하던 리만건이 당 부위원장으로 옮겨 앉는 등 지난 수십 년 동안 군수공업에 종사했던 많은 이들이 민수공업 쪽으로 돌아앉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제국방 병진노선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경제 병진노선으로 이어받으며 자금을 퍼부었으나, 이제는 이런 경제구조로 장기전에 나설 수 없게 된 데 따른 변화라는 게 태 전 공사의 분석이다.

태 전공사는 “군수공장들이 민수공장으로 구조 개편된다면 국가도 그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게 되고, 군수공장을 민수공장들처럼 독립채산제로 운영하면 국가예산 증액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 전 공사는 이어 “북한이 군수공업을 줄이는 조치를 취해 나간다는 것 자체가 현 대북제재가 북한경제의 구석구석을 파고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김정은이 앞으로 ‘제재 장기전에 자력갱생으로 뻗칠 수 있는 대안’으로 국방공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구조개편을 단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태 전 공사는 그러면서 “이번 한주 북한의 동향과 김정은의 시정연설을 보면 북한이 현실 인정 방향으로 많이 돌아서고 있으며, 김정은도 북한 통제의 한계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태 전 공사는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한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하면서도 ‘장기전’이라는 표현과 ‘올해 말까지’라는 표현을 혼용한 데 대해 “적어도 상반년에는 움직이지 않겠다는 의미와 함께 2020년 미국 대선에서 재선이라는 정치 일정에 쫓기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종신 집권자인 김정은 보다 ‘장기전’에 더 불리하다는 점을 알리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또 “(김정은은) 제재 해제 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라고 언급함으로써 제재 해제 요구가 전략적 실수였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며 “일반 주민도 현 흐름을 다 알게 돼 앞으로 미북 정상회담이든, 남북 정상회담이든 미국이나 한국이 북한의 요구에 맞게 변했다는 내용이 인지돼야 김정은도 정상회담에 나올 수 있게 된다.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북한) 실무진의 협상 폭이 한동안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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