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육아 시설 한곳에… 생활SOC 복합화 속도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5일 03시 00분


균형발전위, 국고보조율 10%P↑… 삶의 질 높일 복합시설 적극 장려
내년 사업지역 9월까지 선정
‘동탄중앙이음터’ 모범 사례 꼽혀

2016년 9월 문을 연 경기 화성시의 교육복지 시설인 ‘동탄중앙이음터’. 접근성이 좋은 초등학교 부지에 도서관과 어린이집, 체육시설을 연계한 생활 밀착형 인프라를 구축해 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동아일보DB
2016년 9월 문을 연 경기 화성시의 교육복지 시설인 ‘동탄중앙이음터’. 접근성이 좋은 초등학교 부지에 도서관과 어린이집, 체육시설을 연계한 생활 밀착형 인프라를 구축해 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동아일보DB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의 ‘동탄중앙이음터’는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전 연령층이 즐겨 찾는 ‘마을학교’나 다름없다. 1층 마을카페에선 학생과 주부를 위한 바리스타 교육이 진행되고, 그동안 아이들은 같은 층의 시립 어린이집에서 마음껏 뛰어논다. 3, 4층 도서관은 방과후 학생들로 늘 북적인다. 5층 정보통신기술(ICT) 프로그램실에는 3차원(3D) 프린터를 직접 사용해보고 드론 수업도 받을 수 있다.

이곳은 원래 동탄중앙초 운동장이 들어서기로 한 공원 부지였다. 하지만 화성시와 경기도교육청은 주민 복지를 위해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기로 했다. 예산과 공간의 한계 때문에 급증하는 신도시 인구를 수용할 문화·교육시설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경기도교육청이 무상으로 제공한 땅에 화성시가 26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복합공간을 만들었다. 동탄중앙초 학생들은 학교와 붙어 있는 시립운동장을 사용하도록 했다.

주민들은 직접 미술·무용 수업의 강사로 나서기도 한다. 한 공간에서 육아 부담을 덜고 배움의 기회까지 얻을 수 있어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서철모 화성시장은 “신도시는 퇴근 후나 주말에 주민이 이용할 문화·복지 시설이 부족하다”며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학교 부지를 개발하면 접근성이 뛰어난 주민 친화시설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탄중앙이음터는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복합화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생활 SOC는 문화 보육 체육 등 주민 복지와 밀접한 필수 인프라를 뜻한다. 공공도서관, 국공립어린이집, 체육센터 등이 포함된다. 각 부지에 하나의 시설을 세우는 것보다 여러 시설을 연계하면 주민 접근성을 높이고 예산도 절감할 수 있다.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이 같은 생활 SOC 복합화를 장려하기 위해 문화·체육시설 등을 2개 이상 연계해 짓는 지방자치단체에 현재 시설별로 40∼70% 수준인 국고보조율을 내년부터 10%포인트 높여 지원하기로 했다. 영구시설물 설치가 금지된 국유지에도 생활 SOC 시설 설치가 허용된다. 다양한 가족 형태별 돌봄, 소통 문제를 지원하는 ‘가족센터’도 복합화 사업 대상에 포함시켰다.

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생활 SOC 공급률이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의 실내체육관은 인구 약 5만3000명당 1곳이 있는 반면 미국 영국 일본 등은 1만∼2만 명당 1곳꼴로 있다. 도시의 구도심이나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선 이런 복지시설을 찾아보기가 더 어렵다. 학교 부지나 노후 공공청사 등 활용도가 떨어지는 공간을 생활 SOC로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정부는 9월까지 내년도 사업 지역을 선정할 계획이다. 산업·고용 위기지역 등 지방 재정이 열악하거나 주변에 유사 시설이 없는 지역이 우선 선정 대상이다. 2022년까지 3년 동안 총 30조 원을 지원한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송재호 위원장은 “건강하고 사람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생활 혁신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생활soc#동탄중앙이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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