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021년부터 대상질환 확대… 암 등 4개→신부전증 포함 13개로
입원형-가정형 등 유형도 다양화
수년째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A 씨(49)는 최근 합병증으로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돼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A 씨와 그의 가족들은 집에서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으며 임종을 맞기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만성신부전증은 호스피스 서비스 대상 질환이 아니어서 현재로선 불가능하다. 그렇다 보니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없어 병원비만 산더미처럼 쌓여 가고 있다.
이르면 2021년부터 A 씨와 같은 만성신부전증 환자도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임종 말기 환자들이 보다 존엄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호스피스 대상 질환을 확대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24일 이런 내용의 ‘1차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질환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에 맞춰 심혈관 질환과 치매, 파킨슨병 등 13개 질환으로 확대된다. 현재는 암과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등 4개 질환만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호스피스 대상 질환을 확대해 호스피스 서비스 이용률을 현행 20%대 수준에서 2023년까지 30%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국민의 60.2%는 집에서 임종을 맞기를 원하지만 실제 그 비율은 2017년 기준 14.4%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병원에서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는 ‘입원형’이 아닌 호스피스팀이 가정을 방문해 환자를 돌보는 ‘가정형’ 서비스를 내년 정식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가정형 서비스는 현재 시범 운영 중이다. 2021년부터는 일반 병동이나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자문형’ 서비스, 아동에 특화된 ‘소아청소년형’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할 방침이다.
호스피스 전문기관이 아닌 일반 병동에 입원해도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임종을 준비하는 1인실 입원과 통증을 줄이기 위한 마약성 진통제 복용이 우선 적용 대상이다.
이와 함께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하는 ‘의료기관윤리위원회’ 설치 의료기관을 현재 198곳에서 2023년 8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달 말 기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는 22만170명, 말기나 임종기에 작성하는 연명의료계획서를 쓴 환자는 2만264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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