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파문 확산]정부 돈 2500만원 투입된 연구
프로젝트 참여자 관리하는 역할
“제1저자 고교생인 것 처음 들어… 어떻게 올라갔는지 모르겠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의 딸 조모 씨(28)가 고교 재학 시절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병리학 논문은 한국연구재단(옛 한국학술진흥재단)이 2500만 원가량을 지원한 이공 분야 기초연구의 신진교수 지원사업으로 22일 확인됐다.
이 지원사업의 연구책임자조차 고교생 조 씨의 존재를 몰랐던 것으로 드러나 조 씨의 1저자 등재 배경 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에 따르면 조 씨의 논문은 2006년 당시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은 기초과학학술연구 조성사업의 연구결과물로 등재돼 있다. 이 사업의 연구책임자는 조 씨의 1저자 등재를 주도한 논문 책임저자인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A 교수의 후배 교수 B 씨였다. B 씨는 2006년 7월부터 2007년 6월까지 진행한 신생아의 뇌성마비 발생 원인 관련 연구에 총 2462만 원의 정부출연금을 썼다. B 씨는 2005년 단국대 의대 조교수로 부임한 뒤 A 교수와 수차례 공동연구를 해온 사이였다. 조 씨가 한영외고 1학년 당시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으로 활동한 기간은 2007년 7월 23일∼8월 3일 약 2주간이었다. 과제 연구 기간은 같은 해 6월 30일 이미 종료됐다.
B 씨는 1년간의 연구를 마친 뒤 해당 과제 성과물로 논문 2편을 보고했다. 조 씨가 1저자, A 교수가 교신저자로 표시된 병리학 논문(SCI급)과 자신이 1저자로 참여한 또 다른 논문(비SCI급)이었다. 둘 다 신생아의 뇌병변과 관련된 연구였다.
국비 지원사업의 주관 연구책임자는 프로젝트 기간에 연구를 주관하면서 각 참여자의 기여도를 측정하고 관리할 책임이 있다. 하지만 B 씨는 자신이 사업 성과로 올린 병리학 논문의 1저자인 조 씨가 누구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B 씨는 병리학 논문에 대한 조 씨의 연구기여도를 묻는 동아일보 기자에게 “연구 기간 조 씨와 일면식도 없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1저자로 올라갔는지 모르겠다. 논문 1저자가 고등학생인 것도 처음 들었다”고 했다. 또 “자세한 내용은 책임저자인 A 교수가 알 것”이라며 “논문이 작성된 2008년은 요즘처럼 윤리위원회가 제대로 안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연구책임자인 B 씨가 성과 논문의 1저자를 모른다는 사실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B 씨와 같은 신진교수 지원사업 과제를 수행 중인 지방의 한 사립대 교수는 “연구책임자가 적어도 성과를 입력하는 시점에는 조 씨가 1저자였다는 것을 알 수밖에 없다”면서 “당시 학계에 ‘저자 끼워 넣기’ 관행이 만연해 제대로 걸러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연구 주관기관이었던 단국대 내부 시스템에는 조 씨가 고등학생 인턴이 아닌 ‘의과학연구소 박사’로 입력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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