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구 시작때 단국대 연구윤리심의委 구성前인데… 논문 2쪽에 ‘승인하 연구 진행’ 문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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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파문 확산]
단국대측 “병리학회 등재 위해… 책임저자가 허위 기재한 것”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 씨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려 대한병리학회지에 실린 영어 논문 2쪽 하단에는 ‘연구윤리심의위(IRB)의 승인을 받았다’고 표시돼 있다. 단국대 측은 “해당 연구가 시작될 당시 IRB 규정은 학내에 도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 씨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려 대한병리학회지에 실린 영어 논문 2쪽 하단에는 ‘연구윤리심의위(IRB)의 승인을 받았다’고 표시돼 있다. 단국대 측은 “해당 연구가 시작될 당시 IRB 규정은 학내에 도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의 딸 조모 씨(28)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6쪽짜리 영어 논문이 대한병리학회지 게재를 위해 허위 사실을 명기한 사실이 25일 확인되면서 파장은 더 커지고 있다.

우선 해당 논문 2쪽 하단에는 ‘단국대병원 측의 연구윤리심의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IRB) 승인하에 연구가 진행됐다’는 문구가 나온다. 하지만 연구가 시작될 당시에는 단국대 측에 관련 규정이 없어 연구윤리심의위가 구성조차 되지 않았다.

단국대병원에서 2002∼2004년 신생아 중 37명의 저산소뇌병증(HIE) 환아와 54명의 정상 신생아의 혈액 시료를 채취해 실험이 진행됐다. 연구 진행 과정에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어 IRB에서 감시하고 검토하는 절차를 거친다. IRB는 해당 실험에 일련번호를 부여한 뒤 연구 계획 단계부터 참여한 연구원의 명단, 실험의 진행 과정 등을 세세하게 명시해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조 씨가 1저자인 논문에는 IRB 일련번호 관련 정보가 등장하지 않는다. 대한병리학회는 연구윤리규정에 IRB 승인을 논문 게재의 필수요건으로 적시하고 승인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논문을 게재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조 씨가 1저자로 등재된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제목의 영어 논문은 2009년 3월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 승인을 받고 같은 해 8월 출판됐다. 해외에서도 두 차례 이 논문을 인용했다. 단국대 측은 “책임저자인 장모 교수가 학회에 논문을 등재할 목적으로 IRB 승인을 받았다고 허위 기재한 것”이라며 “연구가 시작된 2002∼2004년 단국대엔 IRB 제도가 도입되지 않았고, 관련된 기록도 없다. 실제 승인을 받지 않았음에도 이를 표기한 것은 중대한 연구 부정 행위”라고 밝혔다. 단국대 측은 장 교수로부터 IRB 승인을 증빙할 자료가 없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의료계를 중심으로는 “의사 자격증이 없는 고교생 조 씨가 환자 정보를 무단 열람한 것은 의료법 위반이며,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동혁 hack@donga.com·이호재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단국대#연구윤리심의#딸 영어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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